"美 어설픈 AIIB 전략으로 중국관계 과도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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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연내에 공식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냉전적 사고로 AIIB 문제에 접근, 명분과 실리 모두를 잃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0일(현지 시간) '미국의 어설픈 AIIB 전략(America's flawed strategy toward AIIB)'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이 AIIB 창립에 적대적인 태도를 견지해 대중 관계만 불필요하게 냉각됐다고 혹평했습니다.

혹 떼러 갔다가 도리어 붙이고 오는 등 자멸적인(self-defeating) 상황을 연출했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동맹국들의 참여를 막아보려 했지만 올해 3월 영국이 참여를 선언하자 독일, 한국 등 우방들도 뒤를 따름으로써 참담한 패배를 맛봤다는 것입니다.

FT 등 언론들은 2차대전(1945년) 종전 후 브레튼우즈협정으로 탄생한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 기구들을 손에 쥔데다 달러화를 무기로 패권적 역할을 해 온 신흥 '강적'(중국)에게 제1인자(primus inter pares) 지위를 포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논평한 바 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의 'AIIB 행보'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이를 정치화하지 않고 다자기구 운영 과정에서도 민주적 방식을 채택할 것임을 시사해왔으며, 초대 행장으로 유력시되는 진리췬 AIIB 임시사무국 사무국장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받아들여지는 거버넌스 원칙들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는 점을 좋게 봤습니다.

FT는 AIIB가 힘을 과시하는 수단이 아니라는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진 국장이 사무국 직원을 다국적 인사로 구성하고 관리감독 업무를 타국인에게 맡기는 등 초기 행보는 신뢰감을 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분 문제와 관련, 중국은 역내·역외국 간 75%대 25% 비율을 전제로, 2013년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57개 창립회원국 지분율을 결정할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습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벤 스테일 국제경제 이사와 디나 워커 애널리스트는 이렇게 될 경우 중국이 확보 가능한 지분율은 43%가 될 것으로 추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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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이어 AIIB에 대한 반사적인 적대감은 미국이 AIIB 보다도 중국 저지에 더 급급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만큼 중국이 자신을 봉쇄하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미국에게 최선의 방책은 전략적 실수를 자인하고 창립 단계부터 참여하는 것이라는 충고도 덧붙였습니다.

동맹국 다수가 참여하면 AIIB내 서방 발언권이 강해지고 중국의 투표권도 약화시킬 수 있는 만큼 일본에게 AIIB 불참을 종용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한편, 영국과 한국 등 57개 창립 회원국 대표들은 이번 주 싱가포르에서 5차 회의를 열고 운영 규정 초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중국측 수석 대표인 스야오빈 재정부 부부장은 최근 6월 말까지 이를 확정, 통과시킬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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