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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이집트, 마약 합법화 청원까지…비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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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주택가의 한 차고입니다.

42살의 해이산 씨는 마약의 일종인 하시시를 피우고 있습니다.

대마에 환각물질을 더한 하시시를 피운 지 25년째입니다.

[해이산/하시시 중독자 : 하시시를 하루에 6~7개를 피웠어요. 요즘엔 돈이 부족해 하루 2~3개 정도 피웁니다.]

택시 운전으로 한 달에 버는 25만 원 가운데 3분의 1을 하시시 구입에 씁니다.

[해이산/하시시 중독자 : 가난과 불만을 잊으려고 피웁니다. 빈곤층의 4분의 3이 하시시를 피워요. 이 나라에서 부자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죠.]

극심한 경제난과 빈부 격차로 생기는 사회적 박탈감으로 이집트에선 마약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집트인 10명 중 1명이 상습적으로 마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강력 범죄의 4분의 1이 마약과 약물 중독상태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카이로 지역의 담배상인연합회가 이런 '하시시'를 팔게 해달라고 정부에 청원했습니다.

이슬람에서 엄격히 금지한 술은 팔게 하면서 술보다 해롭지 않을 하시시를 왜 막느냐는 겁니다.

[담배상인연합회 변호인/이집트 TV토크쇼 : 정부에서 술은 팔도록 하면서 하시시는 막고 있습니다. 술과 하시시랑 무슨 차이가 있나요? 왜 부정을 못하세요?]

이들은 또 하시시 판매로 연간 7천억 원의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며 정부 재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각계의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이브라힘/카이로 대학생 : 마약은 교통사고의 주범입니다. 트럭이나 택시기사들은 마약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집트에서는 교통사고로만 매년 1만 2천 명이 숨지고 있습니다.

이집트 재건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엘시시 군부정권이 하시시를 허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하시시 합법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모습은 이집트 사회에 마약이 얼마나 만연한 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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