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보낸 구호물자가 통관 절차 때문에 공항이나 국경에 발이 묶여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네팔 정부에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진으로 고립된 지역에 구호품 조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구호품 전달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과 BBC 방송 등은 제이미 맥골드릭 유엔 네팔 상주조정관은 "세계 각지에서 밀려드는 구호품이 카트만두 공항에 묶여 있다"며 "구호품을 처리하려면 정부가 관세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밸러리 에이머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국장도 2007년 수실 코이랄라 총리가 구호품에 대해서 신속한 통관을 규정한 유엔 협정에 서명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행정 절차가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인도 국경에 수백 톤의 구호품들이 쌓여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경 지역 세관 관계자는 "세금 부과 없이 구호품을 통과시켜도 된다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네팔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네팔 재무부는 "어떤 것도 돌려보내지 않았고 구호품에 세금을 부과하지도 않았다"며 "그런 비난은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앞서 네팔 정부는 지난 1일 방수포와 텐트에 대한 수입세를 해제했지만, 참치나 마요네즈 같은 불필요한 물품들을 받았다면서 세관 당국이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물품을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5일 네팔을 강타한 지진으로 일주일이 지난 현재 사망자는 7천 40명, 부상자는 1만 4천 123명으로 집계됐으며, 부상자 가운데 6천512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네팔 정부의 부실한 대처로 열악한 환경에 처한 주민들의 분노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각국의 구호단체들은 "특히 산사태로 길이 막히거나 고지대에 있는 지역들은 거의 방치돼 있다시피 한 상황이라 현재 20여 대에 불과한 헬리콥터가 더 투입돼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