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다국적 시민단체 500여 명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 중심가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 근처에서 '반(反) 아베' 공조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아베 신조 일본총리의 LA 방문에 맞춰 "아베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과 일본군 위안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사과하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번 시위에는 한·중·일 시민단체들을 비롯해 히스패닉계, 미국 시민단체도 가세했습니다.
시위가 열린 퍼싱 스퀘어 공원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오성홍기가 나부꼈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단체는 LA한인회와 재향군인회 등 35개 한인단체, 베이징연합USA와 남가주 중국단체 등 중국계 단체, 그리고 히스패닉계 단체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습니다.
양심적 일본인 단체 회원 일부도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특히 한·중 시민단체들은 빌트모어 호텔 옆 퍼싱 스퀘어 광장에서 따로 집회를 가진데 이어 합동 집회에서 "아베는 일본의 전쟁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사과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어 아베 총리의 숙소인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 앞에서도 "아베는 거짓말쟁이", "아베는 전쟁범죄에 대해 사과하라"며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이들은 빌트모어 호텔까지 행진하면서 현지 미국인을 상대로 선전전을 벌이기도 했으며, 아베 총리가 도착할 때까지 2시간여 동안 호텔 앞에서 거리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한·중 시민단체들의 시위가 이어지자 LA 카운티와 LA 시 경찰국 경찰 수십여 명이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시위는 질서 속에 진행됐고, 경찰도 시위자들을 보호하는 선에서 경비에 나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방문단은 한·중 시민단체 회원들이 몰려 있는 호텔 정문을 피해 후문으로 입장했습니다.
당초 일본인 극우단체 회원들이 시위에 참석한다는 설이 돌아 한중 단체와의 충돌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일본인 극우단체 회원들은 집회·시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