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초 외래진료 받으려고 '빅5병원' 찾으시겠습니까"


보건의료당국이 서울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한 전국 모든 의료기관의 환자 진료시간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형병원의 이른바 '30분 대기 3분 진료'의 진료문화를 바꾸는데 획기적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병원급 의료기관을 아우르는 모든 의료기관을 상대로 하루 평균 진료횟수를 파악해 이르면 올해 안에 공개하기로 했다.

환자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다.

우리나라 환자가 대학병원 등 큰 병원을 이용하려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자신의 증상을 담당의사에게 자세하게 물어보고 싶지만, 언감생심이다.

실제로 복지부가 내부적으로 몇몇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이른바 '빅5 병원'으로 불리는 서울지역 초대형 병원 한 곳의 내과에서 외래진료를 받고자 하면 '20초 진료'를 각오해야 한다.

조사결과, 이 병원 내과 의사 1명이 하루에 진료한 환자는 평균 450~500명이었다.

환자 1명당 진료시간으로 따지면 '20초'에 그쳤다.

'하늘의 별 따기'로 빅5 병원에서 진료받겠다고 예약해서 의사를 만나더라도 고작 몇십 초만 의사 얼굴을 보는데 만족해야 한다는 말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큰 병원이라고 해서 환자들이 진료수준이 높을 것으로 생각해 서울지역의 빅5 병원을 고집하지만, 진료과목별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20초간 진료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연구팀의 조사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대형병원의 실제 외래 진료시간은 환자 1명당 평균 4.2분이고, 환자가 느끼는 진료시간은 5.1분이고, 환자가 만족할 만하다고 제시한 진료시간은 6.3분이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