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억 지우려는 '아베 망각증'이 일본 평판 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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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의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우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이른바 '아베망각증'(Abenesia)이 일본의 국제적 명성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미국의 아시아학 전문가가 지적했다.

제프 킹스턴 미국 템플대 도쿄 분교의 아시아학 소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홈페이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종전 70주년을 맞은 올해 아베 총리는 전쟁 중 일본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데 모호하고 얼버무리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아베망각증'은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를 해칠 뿐만 아니라 중국, 한국을 자극해 상호 안보 의제를 손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킹스턴 소장은 지난 29일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내용을 인용하면서 "'사과와 책임' 부분은 전임자들게 맡김으로써 공감과 진정성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른 이들이 말한 것을 단순히 '계승'하는 대신 분명한 사과를 표시해 비판세력이 틀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아베의 태도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얼버무려온 그간의 태도를 비춰볼 때 직접적인 사과를 하거나 일본 정부의 개입을 인정할 것이라는 예상은 애초부터 없었다"며 "그럼에도 아베 총리의 발언은 예상보다도 더 약했다"고 논평했다.

'살다보면 안 좋은 일도 생긴다'는 식의 아베의 위안부 관련 언급 태도는 일본의 존엄성을 약화시킨다고 칼럼은 꼬집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인신매매라고 표현한 아베의 발언과 관련해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자들은 위안부를 모집한 한국인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싶어하지만 그 한국인들은 일본 당국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이며, 일본 당국은 위안부들에게 가해진 학대행위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킹스턴 소장은 또 일본 내에서 자국 언론 뿐만 아니라 외신까지 통제하려는 아베 정권의 언론 장악 사례를 들면서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 공유를 언급했는데 이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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