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이엽우피소, 먹어선 안 된다는 게 상식…"

대담 : 노완섭 동국대 식품공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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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백수오 아무 효과 없고 독성 갖고 있어

- 국내서 이엽우피소 식용에 사용한 적 없어

- 이엽우피소 먹어선 안된다는게 상식적인 얘기

- 식약처 1인당 2만가지 식품 관리 허술할 수밖에 없어

- 건강기능식품 식약처가 아닌 제조사가 안전성 검증도 웃기는 일

- 가짜 백수오 제조업체 일진 아웃 시켜야

- 가짜 백수오 같은 불량품 안사려면 라벨 잘 확인해야

- 건강기능식품 과대 광고 의심해봐야

- 의약적 효능 광고하는 제품 거의 가짜일 확률 높아

- 00치료효과 00예방효과는 가짜일 확률 높아

▷ 한수진/사회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제죠, 갱년기 여성에 좋다는 백수오 제품에 가짜 백수오가 들어갔다는 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가짜냐, 진짜냐' 공방이 뜨거웠던 백수오 논란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는데요. 그런데 정작 이 논란에서 소비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짜 백수오를 판 업체나, 가짜 백수오를 이제야 밝혀낸 식약처나, 소비자의 건강을 우롱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동국대 식품공학과 노완섭 명예교수와 자세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백수오'라는 게 정확하게 어떤 건지 좀 짚어봐야겠는데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일반적으로 그 전에는 우리 소비자들이 잘 모르다가 이번 사건으로 이제 백수오라는 것을 이제 흔히 알게 됐는데요. 식물분류학적으로 이게 약용식물에 속합니다. 그리고 박주가리과의 큰조롱에 속하는 한약재인데요.

땅속에 생기는 덩이 뿌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가는 고구마처럼 생겼다 이렇게 상상하시면 좋겠네요. 주로 한약재에 사용하는데, 통상적으로는 '하수오'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하수오에는 빨간색 하수오하고 하얀색 하수오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그래서 빨간 것을 '적수오', 흰 것을 '백수오'라고 부르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이 바로 이 백수오인데요. '백수오'는 한문으로 돼서 어려운데 우리말로는 '조롱', '해박풀', '해숭애', '새조롱', '곱뿌리' 이렇게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진 그런 한약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근데 아마 청취자 여러분들 대개가 갱년기 여성에 좋다는 광고, 한두 번쯤은 보셨을 것 같은데, 어떻게 백수오가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가 된 건가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이게 그 한약재는 어떻게 기록이 돼 있냐면요, '자양, 강장, 보혈, 익정, 소종에 효능이 있다' 그러니까 종기니 뭐 이런 걸 치료하고, 정력을 좋게 하고, 특히 병후 쇠약한 사람, 빈혈, 조기 백혈, 백발, 머리가 일찍 하얘지는 거요.

신경쇠약, 만성 통비 등에 사용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 백수오에 대해서 가장 잘 기록돼있는 게 <한약재별감도감>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거기 내용을 보면 '맛이 쓰고 떫고 더러는 달다'고 쓰여 있고요. '독성은 없고 종기, 치질, 여윈 사람, 풍으로 몸이 몹시 상한 것을 낫게 하고, 산후에 생기는 여러 가지 병과 혈기를 보호하며, 근육과 뼈를 든든하게 하고 정수를 보충하며, 특히 머리털을 검게 만들고 얼굴빛을 좋게 하며, 늙지 않게 하고 오래 살게 한다'고 아주 자세히 기록이 되어있기 때문에, 아주 보약성이 강한 그런 한약재이기 때문에 널리 사용을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주로 또 여성 갱년기 증상에 좋다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중년 여성이 주요 소비자가 되고 있는데 말이죠.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최근 가짜 논란에 휩싸인 이유가 100% 백수오가 아니라는 게, 그게 문제가 된 거죠?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이유가 있습니다. 외관상으로 보면 백수오하고 비슷한 것 중에 '이엽우피소'라는 게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잎이 두 개인 우피소' 이런 뜻으로 해석하시면 되는데, 이게 백수오하고 아주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전문가가 아니면 구별하기가 아주 어렵고요.

그런데 이것을, 백수오 대신에 이 이엽우피소를 쓰게 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장점이 있어서 그래요. 우선 가격이 백수오보다 훨씬 싸고요. 또 구하기도 쉽고, 따라서 이제 섞어 놓으면 전문가도 거의 구별할 수가 없다는 얘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런데 이제 우리나라 식약처에서는 이걸 한약재로 백수오를 분류하고요. 식품가공원료로 보약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용이 허락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엽우피소는 백수오하고 모양은 비슷하고 유사하지만, 백수오에 들어 있는 가장 중요한 기능성분이 황산화성분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근데 이게 이엽우피소에는 전혀 들어있지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래서 이거는 아무 효과가 없기 때문에, 보약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식품원료로는 사용하지 않고, 다만 이제 한약재로는 쓰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근데 단지 기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이엽우피소에 독성이 있다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예. 그렇습니다. 이 우피소에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독성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 역사적으로 사용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게, 이렇게 정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식품으로 사용한 경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독성이 있기 때문에 식품에는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 금지된 재료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근데 지금 보면 이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소비자원과 식약처, 대한의사협회가 각각 입장이 다르더라고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식약처는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근데 소비자원에서는 '아니다. 부작용이 분명히 있다'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뭐 어떻게 봐야 되나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게 아마 이렇게 돼 있을 겁니다. 소비자원이나 식약처에서는 주로 일반 소비자인 대다수 국민들이 먹는 식품을 대하는 측면에서 고려할 것이고, 의사나 한의사나 약사 입장에서는 약리적인 효능만 고려해서 얘기를 하기 때문에 입장이 다른데,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보시기엔 어떠세요? 교수님 보시기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식약처에서 설명하고 있는 건 답변이 궁색한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아. 식약처의 답변, '섭취해도 문제가 없다'는 거. 이건 아니라는 말씀이시죠?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섭취를 할 수 없다' 하는 말씀이신 거고요, 교수님.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렇죠. 이엽우피소가 들어간 건 독성이 있는데, 그건 먹어서 안 된다는 건 아주 상식적인 얘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백수오 대용으로 쓰면 안 된다. 위험한 일이다. 그런 말씀이신 겁니다.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게 이렇게 시중에 버젓이 판매가 됐고, 지난 한 해만 지금 천억 원 어치가 팔렸다는 건데,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그렇다는군요.

▷ 한수진/사회자:

이거 저, 일단 생산자 물론 잘못이지만 어떻게 이 가짜 백수오가 이렇게 버젓이 판매가 될 수 있는 건지, 정부의 관리 감독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는데 이거는 구조적으로 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걸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능력은 분명히 우리나라 식약처에 있는데, 이걸 관리할 즉 인력, 맨파워는 아주 턱없이 부족합니다.

쉬운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에는 위생공무원 1인당 담당해야 될 제품만 만드는 회사의 제품 개수가 한 1천 곳이 된다면 우리나라는 위생공무원 1인이 담당해야 될 가짓수가 2만 가지가 넘으니까,

▷ 한수진/사회자:

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미국이나 일본의 10분의 1도 아니죠. 그러니까 이러한 맨파워 가지고는 관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사고가 터졌을 때 그걸 수습하기에도 맨파워가 부족할 정도로. 뭐 정신없을 겁니다. 지금 식약처는. 근데 이건 근본적인,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봐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아니 그런데요. 지난 2월에는 분명히 검사했을 때 '이상이 없다'고 했다가 두 달여 만에 또 조사결과를 뒤집은 건 어떻게 봐야 되는 건가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식약처에서는 이제 건강기능성식품을 수거해가지고 제조업체의 자가품질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거나 부적합한 원료 제보가 있을 경우에 이제 조사가 시작되게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식약처에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워낙 가짓수가 많다 보니 각자 자체에서 품질 검사를 하고, 이상이 있는 것만 관여를 한다. 이런 뜻인데 영 앞뒤 말이 모순이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아.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맡겨놓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관여하겠다. 그러면 안전을 식약처에서 맡고 있는 게 아니라, 생산자에게 맡겨놓은 상태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러면 우리나라 생산자가 모두 100% 정직하다면 문제가 없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우리 현실이지 않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러니까 구조적으로 개선하기도 어렵거니와, 당분간은 아마 맨파워 때문에 어쩔 수가 없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숙명적인 거라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 한수진/사회자:

참 문제인데요. 사실 이번에도 이런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 없었고 논란이 없었다면 식약처가 이렇게 대대적으로 수거 검사를 벌이지도 않았을 것이고, 계속 먹을 수밖에 없었을 건데 말이죠.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네. 그러니까 아마 이렇게 개선해나가야 될 겁니다. 이걸 위생공무원이 다 한다는 건 어려우니까, 이제 자가품질검사 이건 인정을 해주되, 만일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는 아예 삼진아웃이 아니라 일진아웃을 시키는, 강력한, 우리나라 처벌 내용들을 보면 이게 솜방망이예요.

▷ 한수진/사회자:

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 처벌 기준이 솜방망이로 몇 백만 원, 심해야 몇 천만 원, 그리고 아니면 며칠 생산금지, 판매금지, 끽해야 몇 달. 이 정도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예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러니까 업체 입장에선 그걸 감수하고도 가짜를 만들어 팔면 훨씬 벌금보다 수입이 많으니까 할 수밖에 없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러니까 조금 더 방망이를 딱딱한 걸로 만들어서, 한 번 맞으면 기절할 정도의 처벌이 없기 전에는 이런 건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아유, 이번 백수오 사태 때문에 이 건강기능식품, 믿고 먹어도 되나 걱정하시는 분들 참 많으실 것 같습니다.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네. 물론 이제 정상적인 게 훨씬 많죠. 뭐 극히 문제가 되는 건 일부겠습니다만, 업자의 양심에만 맡겨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래서 일단, 그러면 식약처도 어떻게 할 수 없고, 소비자도 믿을 수 없으니까, 일단은 소비자가, 아 저.. 생산자도 믿을 수 없으니까 소비자가 이제 현명한, 현명해져야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러자면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한 세 가지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는 행정당국에 등록된 회사에서 만들고, 그 제품이 당국에 신고 또는 허가를 받은 거냐. 그건 라벨에 다 나와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분명하게 따져봐야 되고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라벨만 보면 어느 정도 진위 여부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라벨을 꼼꼼하게 안 읽어보잖아요. 물론 글자도 깨알 같이, 저 같은 경우에 돋보기 안 쓰면 안 보일 정도니까, 문제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확대경을 대고라도 꼭 보시고요.

▷ 한수진/사회자:

두 번째는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두 번째 요령은 공개적으로 광고가 되고 있는 제품인지, 왜 그러냐 하면 공개적으로 광고가 된 건 광고를 갖다 늘 당국에서 모니터링을 하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그래서 과대광고라든지 의심스러우면 검사를 하긴 합니다. 그러니까

▷ 한수진/사회자:

세 번째는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널리 광고가 되고 있는 제품인지, 그 다음에 식품을 의학적인 효능이 입증된 것처럼 선전하는 제품들이 있습니다. 이런 건 거의 가짜일 확률이 높죠. 왜냐하면 법적으로 식품 성분에 아무리 약리 성분이 있는 성분을 썼더라도 'OO의 치료효과', 'OO의 예방효과', 이런 건 표현할 수 없게 돼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과대허위광고를 조심해라. 이런 말씀이시군요.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예예. 광고를 조심하셔야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노완섭 명예교수/동국대 식품공학과

예.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동국대 노완섭 명예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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