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홍 씨의 마지막 행적은 차분·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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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했던 무기수 홍승만(47) 씨가 어제(29일) 오후 경남 창녕군 한 사찰 주변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사망 직전의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경찰 등이 말한 바로는 지난 21일부터 서울, 강원, 부산, 울산 등지로 도주 행각을 벌인 홍 씨는 25일 경남 양산시 통도사 입구에서 A(78·여)씨를 만나 창녕군 장마면의 한 사찰로 잠입했습니다.

통도사 입구에서 넘어지려던 A씨를 도와주고 대화를 나누다 A씨가 절에 산다는 사실을 알고서 따라가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했습니다.

A씨는 "당시 검은 모자에 마스크를 써서 눈밖에 안보였다."라며 "젊은 사람이 같이 가자고 그러기에 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다른 일행이 '괜찮지 않겠느냐'고 해서 동행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창녕으로 이동하기까지 홍 씨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말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는) 남이라고 하지 말고 친척이라고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홍 씨가 사찰에 도착해서는 TV와 이불만 있는 작은 손님방에 머물면서 "비교적 차분하고 담담하게 지냈다."라고 A씨는 설명했습니다.

창녕에 도착한 첫날 직접 밥을 하거나 설거지를 하기도 했고 "며칠 머물 예정인데 얼마를 주면 되겠느냐"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던 지난 27일 오전 사찰 주변 야산을 바라보던 그는 '등산가도 되겠다.'라며 사찰을 나간 뒤 종적을 감췄습니다.

A씨는 홍 씨가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고성에 사는 사위(54)에게 "사찰에 머물던 남성이 사라졌다."고 알렸고, 사위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홍 씨는 어제 오후 4시 20분 사찰 주변 야산의 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찰에서 준비해 온 나일론 줄로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자, 입고 있던 바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는 "여기가 죽기에 좋은 곳이다. 살면 뭐하겠느냐"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습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더 도주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 길이 막막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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