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완구·홍준표 동선 추적…금품 관련성 규명

일정 담당 비서 1명씩 소환…주변인물 이르면 30일 소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과거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9일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비서 1명씩을 소환했다. 이들은 각각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일정 관리를 담당했다.

성 전 회장이 메모('성완종 리스트')와 언론 인터뷰에서 제기한 금품거래 의혹 속의 각 시점에 일정 관련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소환자로 선정됐다.

특별수사팀은 이들로부터 의혹 시점을 전후한 시기에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행적을 기록한 자료들을 받았다.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재보선에 나섰던 2013년 4월4일 부여에 있던 자신의 선거사무소를 찾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 지사는 옛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했던 2011년 6월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의혹의 시점인 '2013년 4월4일'과 '2011년 6월'을 전후한 시기에 이 전 총리와 홍 지사가 어떤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일정 담당 비서들이 제출한 자료 속 정보를 토대로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당시 행적을 파악하는 한편 비서들로부터 일정 정보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청취했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조사한 내용을 기초 자료로 삼아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과거 동선을 더욱 정밀하게 추적할 계획이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측 주변 인물의 통화내역이나 휴대전화 송·수신 위치 정보 등 각종 물증도 확보해 대조하면서 의혹 시점별 동선을 파악하는 작업이다.

성 전 회장 측근들 사이에서는 이 전 총리가 2013년 4월4일 오후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독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 지사도 2011년 6월에 성 전 회장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왔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행적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은 이 같은 주장의 진위를 포함해 금품수수 의혹의 신빙성을 가릴 수 있는 요건으로 꼽힌다.

이미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측근들에 대한 조사와 경남기업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성 전 회장의 행적을 대부분 복원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행적과 이 전 총리·홍 지사의 동선을 정밀하게 대조하면서 의혹을 규명할 추가적인 수사 단서를 찾을 계획이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 측 주변 인물도 이르면 30일부터 소환될 예정이다.

2013년 4월 재보선 당시 이 전 총리 측 캠프 관계자와 2011년 옛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때 홍 지사 측 캠프에 속한 인사들이 소환 대상자로 꼽힌다.

홍 지사의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홍 지사 측에 건넨 인물로 지목된 경남기업 전 부사장 윤승모씨에 대한 정식 참고인 조사도 이번 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재 와병 중인 윤씨와 최근 접촉해 사건에 관한 얘기를 나눴지만 아직 정식 조사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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