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 고장으로 멈춰 선 차량을 도우려다 뒤따라오던 트럭에 치여 숨진 김정민(26)씨의 선행이 영상을 통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수입차인 미니(MINI)를 판매하는 동성모터스 직원인 김 씨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회사 업무 차 승용차를 몰고 진주쪽으로 가다 남해고속도로 문산휴게소 인근 도로 한가운데 고장으로 멈춰선 소형 승용차를 발견했습니다.
차량들이 시속 100㎞ 이상 속도로 내달리는 편도 4차선 중 3차선에 차가 멈춰 있어 그냥 놔뒀다간 대형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컸습니다.
김 씨는 고장난 차량 뒤에 승용차를 세운 후 차에서 내려 운전자 박 모(28·여)씨에게 말을 건네며 안심시켰습니다.
이어 자신의 승용차로 되돌아가 트렁크를 열어 안전 삼각대를 세우려고 이동하다 뒤에서 달려오던 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박 씨는 "그 분이 다가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도와드릴께요'라고 말한 뒤 되돌아갔는데 사고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정민 씨의 직장동료들은 김 씨와 함께했던 사진들과 추모 글들을 모아 김 씨를 애도하는 4분짜리 영상을 만들어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영상 끝부분엔 '친구는 헤어지지 않아, 형제에게 이별은 없어' '시간이 걸리겠지만 다시 만날 때까지 참시만 안녕…우리의 영웅 정민아 사랑해'라고 적어 애틋한 동료애를 드러냈습니다.
29일까지 불과 3일만에 39만6천여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이 영상을 보고 잇따라 댓글을 남길 정도로 반향이 일고 있습니다.
동료 노순천 씨는 "직장 동료라서가 아니라 정말 꽃다운 나이에 용기있는 행동을 하다 숨진 정민이가 의사자가 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임재욱 진주경찰서 교통사고 조사계장은 사고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김 씨가 교통의경으로 복무한 기록을 발견했습니다.
직장 동료들로부터는 '정민이가 평소 의협심이 있고 남을 잘 도왔다'란 말을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관들 사이에서 '의사자 신청'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진주경찰서는 지난 23일 김 씨가 살던 창원시에 의사자 신청을 요청했습니다.
임재욱 계장은 "자기 일이 아닌데도 다른 사람의 위험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돕다가 숨진 사례여서 의사자 선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창원시는 보건복지부 심의위원회에 보낼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진주경찰서에 사고 당시 자료 등을 요청한 시는 이번주중 자료를 받으면 내주에 의사자 신청을 할 예정입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