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위해 배운 심폐소생술로 목욕탕서 생명 구해

경남 고성 이동자 씨…"군청서 배운대로 4단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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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에 사는 60대 여성이 잠시 배웠던 심폐소생술 덕분에 목욕탕에서 소중한 생명을 구해 화제입니다.

주인공은 고성읍 우산리에 사는 이동자(63)씨입니다.

이 씨는 지난 1월 중순 오후 늦은 시간에 고성군의 한 목욕탕 안 찜질방에 있다가 탈의실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탈의실에는 50대로 보이는 여성이 숨을 쉬지 않은 채 누워있었습니다.

목욕을 하다 쓰러져 주변 사람들이 탈의실로 옮긴 것입니다.

이 씨는 "누군가 실로 손가락을 묶고 그 끝을 바늘로 찌르려고 했는데 석 달 전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은 게 생각났다"고 당시를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고성군 자원봉사대학'에서 40분 정도 과정으로 개설된 심폐소생술 교육이 떠오른 것입니다.

키가 156㎝인 이 씨는 앞사람 때문에 119구급대원의 시범이 잘 보이지 않자 자리까지 옮겨가며 교육과 실습에 열중했습니다.

이 씨는 찜질방에서 탈의실로 나와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진정키시고 배운대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첫째, 꼬집으면서 흔들어봐라. 둘째, 코에 숨이 있는지봐라. 셋째, 목에 동맥이 뛰는지봐라. 넷째, 가슴에 손을 모아 압박을 시작해라'라고 배운 내용을 막힘 없이 반복했습니다.

불과 몇분 사이 50대 여성은 의식을 되찾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이 씨 덕에 목숨을 건진 여성은 부산지역 모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고 큰 특이사항 없이 심장이 약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요즘에도 가끔식 목욕탕에서 마주치며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됐습니다.

이번 일로 이 씨는 이 목욕탕에서 '심폐소생술 주치의'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이 씨는 "앞으로 이런 교육이 더 확대되는 것은 물론 교육생들도 열심히 듣고 실습해 긴급상황을 만나면 소중한 생명을 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적십자봉사회 회원인 이 씨는 고성읍에 있는 사찰인 '옥골사'에서 2011년부터 무료급식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고성군 '아동·여성 안전울타리 지킴이' 봉사자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목숨을 구한 50대 여성은 이번 일이 인연이 돼 이 씨가 참여하는 무료 급식봉사에 식재료를 꾸준히 기탁하고 있습니다.

한편 고성군 자원봉사대학은 자원봉사자 역량을 강화하려고 지난해 10월 시작됐습니다.

1기생 35명이 수료했고 최근에는 2기생들이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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