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청주 용곡저수지 걸핏하면 녹조…원인 뭘까

류 골프장·둑 높이기 탓?…청주시 대책수립 위한 오염원 분석 착수


청주시 미원면은 청정지역으로 불린다.

별다른 오염원에 노출되지 않아 물 맑고 공기 좋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2012년부터 용곡리 용곡저수지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별다른 문제가 없던 용곡저수지가 녹조로 뒤덮이고, 역한 냄새를 풍겼기 때문이다.

전에 없던 녹조 현상은 이후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청주시가 작년 하반기에 22차례에 걸쳐 이곳의 수질을 측정한 결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평균 10.8㎎/ℓ로 나타났다.

환경정책기본법상 농업용수 기준(Ⅳ·8㎎/ℓ 이하)에 못 미치는 Ⅵ 등급 수질이다.

저수량 180만t의 대규모 저수지로 농경지 157ha에 용수를 공급하는 용곡저수지의 수질이 악화하자 청정지역 이미지 훼손, 친환경농산물 인증 취소, 농업용수 기능 상실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은 당연했다.

미원면 이장단은 옛 청원군 시절부터 녹조 원인 규명과 대책을 요구해 왔다.

주민들은 저수지 상류 쪽에 들어선 골프장과 2010년 말부터 벌어졌던 농어촌공사의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주 오염원으로 막연하게 의심했다.

상류 지역 축사, 생활하수, 농경지와 유료낚시터 등도 녹조 현상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비료(거름), 하수, 가축분뇨 등에 들어 있는 영양염류가 비에 쓸려 유입돼 더운 날씨 속에 조류 증식을 유발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얘기다.

시는 수질 오염 원인을 규명,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5천7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11월까지 '용곡저수지 수질개선대책 마련 용역'에 나서기로 했다.

23일 용역 착수보고회도 열었다.

충북발전연구원이 수행할 용역은 수질분석, 저수지 퇴적토양 분석, 수량 분석, 발생원별 오염부하량 산출, 수생생태계 및 독성물질 조사 등이다.

시는 용역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소규모 마을하수처리장 조성, 퇴적물질 준설, 수생식물 식재, 농약·비료 사용 최소화 요청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 결과에 따라서는 모 골프장 측에 오수 처리시설 및 저류조 보강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농어촌공사도 수질 관리 등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용역 수행과 수질개선 대책 수립 과정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시는 이번 용역 결과가 악취 민원을 낳고 있는 오송 연제저수지 등 다른 저수지 수질 개선 및 활성화 대책 수립에 지침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주민 편에 서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오염물질의 유입 경로와 발생원별 오염부하량을 파악한 뒤 용곡저수지의 수질을 2012년 이전으로 되돌리기 위한 각종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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