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색 잠수사 "인양 작업, 곳곳에 위험"

"날씨 나쁘면 인양 완료까지 3년 걸릴 수도"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인사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 작업자로서는 추천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때 수색·구조 활동에 참여한 유기주 잠수사는 해양수산부 산하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가 제시한 인양 방식이 인양 작업에 참여하는 잠수사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바로 다음 달인 지난해 5월 88수중개발 소속으로 현장에 투입됐으며 수색구조 팀장을 맡는 등 6개월여간 활동한 바 있습니다.

앞서 해수부 기술검토TF는 세월호 인양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리며 "(세월호가) 누운 모양 그대로 우측면에 인양점 93개를 와이어로 연결해 3m 들어올려 동거차도쪽 수심이 낮은 곳으로 옮기고 플로팅 독 위에 올리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술검토TF는 다만 이 방식이 다른 방식보다 위험성이 적다는 의미일 뿐, 인양업체 선정 및 작업 설계 과정에서 얼마든지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TF가 발표한 이 방식에 대해 유 씨는 "와이어의 굵기가 보통 40∼50㎜, 굵은 것은 90㎜에 달한다"며 "주변에 큰 선박이 지나가는 등 높은 파도가 치면 와이어가 흔들리게 되고 여기에 잠수사가 맞으면 골절되거나 뇌진탕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인양에 쓰일 1만 톤 급 해상크레인은 몸체가 회전하지 못하는 고정식이어서 물속으로 내린 와이어를 조정해 인양점에 연결하려면 잠수사 3∼4명이 달라붙어 몸으로 밀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위험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유 씨는 또 인양 완료까지 3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안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기간은 물속 시야가 좋은 9∼10월 두 달"이라며 "날씨가 안 좋아 해상크레인이 피항하려 하면 와이어를 풀었다가 다시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 병풍도 인근 맹골수도의 유속은 "4∼6 노트(약 시속 7∼11㎞)"라면서 "평균 4노트로는 봐야 하는데 기술검토 TF 안은 2노트(약 시속 4㎞)로 계산한 것이라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숙련된 잠수사를 구하는 것도 문제라고 유 씨는 지적했습니다.

앞서 기술검토 TF에 참여한 영국계 컨설팅 업체 TMC 관계자는 세월호 선체에 구멍을 뚫어 인양점 90여 개를 만드는 데 100명 이내의 잠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유 씨는 "물속에서 발파, 천공작업을 해본 사람들이 투입돼야 하는데 전국에 약 40∼50명 정도"라며 "실력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고 (인양이 계획보다 지연되면) 좋은 소리 듣기 어려워 오기 꺼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 씨는 인양 과정에서의 세월호 손상 가능성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세월호는 증거자료다. 훼손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세월호 같은) 여객선의 선체 두께는 약 1.5㎝밖에 되지 않는데 구멍을 뚫어 와이어를 연결한 뒤 잡아당기면 찢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화물이 한쪽에 몰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부분에는 인양점을 더 뚫을 수밖에 없는데 거기도 선체 두께가 얇기는 마찬가지"라며 "다른 때는 러그(고리)를 용접해 붙였고 선체 두께가 두꺼운 천안함도 쇠사슬로 감싸 들어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유 씨는 "와이어가 끊어져 선체가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 3m 정도만 들어 올린다고 해도 무게가 약 1만2천 톤 정도로 추정되는 세월호는 그 높이에서 떨어져도 훼손될 수 있다"며 인양 작업을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