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된 결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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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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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yFox Boston, Daily Mail

지난 20일, 119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한 여성이 별안간 땅바닥에 엎드립니다. 그리고는 눈물을 왈칵 쏟아냅니다. 힘든 마라톤 코스를 완주한 기쁨에 벅찬 눈물이었을까요? 그녀의 눈물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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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bekah Gregory 페이스북

그녀의 이름은 레베카 그레고리. 그녀의 한쪽 다리는 의족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의족으로 찬 다리를 2년 전 바로 이곳, 보스턴에서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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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5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2번의 폭발음과 함께 피로 물들었습니다. 차르나예프 형제가 설치한 사제 폭탄 2개가 마라톤 대회 도중 폭발한 겁니다. 이 테러로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60명이 넘는 사람이 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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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bekah Gregory 페이스북

레베카 그레고리(27). 그녀도 2년 전 바로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 레베카는 아들과 함께 마라톤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있던 아들은 천만다행으로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레베카는 달랐습니다. 레베카는 폭탄 테러로 다리를 심하게 다쳤고, 무려 18번이나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왼쪽 다리를 잘라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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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bekah Gregory 페이스북

'테러로 다리를 잃다...'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레베카는 달랐습니다. 좌절은커녕 SNS로 자신의 사진과 글을 꾸준히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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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bekah Gregory 페이스북

"절 보스턴 마라톤의 희생자라 부르지 마세요. 저는 희생자가 아닌 생존자, '레베카 그레고리'입니다."

"우리의 가능성은 끝이 없어요. 무언가 당신을 막아서는 것이 있다면, 부딪쳐 뛰어넘으세요!"

그녀의 당당하고 긍정적인 태도는 사람들에게 응원과 힘을 주었습니다. 그녀의 일상을 구독하는 팬도 수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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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bekah Gregory 페이스북

그리고 레베카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습니다. 한쪽 다리에 의족을 단 채 다시 악몽 같았던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로 한 겁니다.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1주일에 5일씩 훈련을 했습니다.

마라톤 완주를 하고 싶었지만, 의사가 레베카에게 허락한 것은 단 '5.6km(3마일)'의 레이스였습니다. 레베카는 대회 참가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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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bekah Gregory 페이스북

"바로 오늘이다. 내 삶을 돌려받을 날."

(This is the day... I take my lif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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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km를 달리며 그간의 고통과 슬픔을 쏟아 낸 레베카. 2015년 4월 20일, 레베카가 밟은 결승선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간의 수많은 고통을 극복하고 이제 나의 삶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나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내년에는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할 겁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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