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는 역사 산증인 똑똑히 보라" 美 의회서 위안부 할머니 울분


"아베는 지금이라도 눈을 크게 뜨고 보라. 역사의 산증인인 이용수가 여기에 있다"

지난 2007년 미국 하원 청문회에 나와 증언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가 8년만에 다시 미국 의사당을 찾았습니다.

오는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는 아베 총리를 향해 역사의 죄과를 공식 인정하고 진정한 사죄를 하라고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21일 저녁 7시(현지시간)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회장 이정실) 관계자들의 안내로 하원 본회의장을 찾은 이 할머니는 시종 감격에 벅찬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일주일 뒤 아베 총리가 상·하원 합동연설을 할 하원 본회의장에서 아베 총리를 향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하라는 미국 의원들의 릴레이 연설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통역없이 진행된 의원들의 영어연설을 직접 알아듣지는 못했으나 이심전심으로 '메시지'를 분명히 읽은 듯했습니다.

붉은색 옷차림에 휠체어를 탄 이 할머니는 취재진에 "오늘 정말 기분이 좋다"며 환한 웃음을 지어보였지만 다른 피해자 할머니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울컥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26일 보스턴에서부터 시작되는 아베 총리의 방미 동선을 따라다니며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와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날 오전에는 미국의 유력신문인 워싱턴 포스트(WP)와 무려 4시간에 걸쳐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는 후문입니다.

2007년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 나와 증언한 것이 '위안부 결의안' 통과의 결정적 기여를 했다면 이번에는 아베 총리의 '과거사 왜곡' 드라이브에 분명한 쐐기를 박겠다는게 이 할머니의 각오입니다.

1944년 16세 때 타이완에 위안부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의 성노예로 전락했던 이 할머니는 2007년 2월15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 나와 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과정, 일본군들로부터 겪은 수모와 강간 등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낱낱이 증언한 바 있습니다.

다음은 이용수 할머니와의 일문일답입니다.

-- 8년만에 미국 의회에 다시 온 소감은.

▲기분이 무척 좋다. (2007년 청문회를 했던) 장소에 다시 오니까 굉장히 기분이 좋다.

-- 아베 총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가.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거짓말을 하지 말며 없는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 이웃이고 나는 이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아베 총리는 마땅히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일본은 우리 이웃이고 나는 이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려면 아베 총리는 마땅히 죄를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죄해야 한다. 아베 총리에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 아베 총리의 역사인식에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인가.

▲아베 총리는 죄를 모르고 망언을 하고 있다.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우리가 자발적으로 (위안부로) 갔다고 주장하지만 결코 아니다. 내가 16살때 어느 날 밤 군인이 들어와 끌고갔다. 대만 신주 가미카제 부대로 끌려갔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간 것도 아니고 돈 벌러 간 것도 아니다. 아베 총리는 전쟁이 있는 곳에 위안부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된다. 위안부를 만든 것은 바로 일본이다. 전쟁이 있는 곳에 조선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가서 넘겨준 것이다. 일본 스스로 자백을 했다. 나는 역사의 산증인이다. 고령이 돼서 나오지 못하는 할머니들을 대신해서 이자리에 나왔다. 아베 총리는 두번 다시 거짓말을 못하고 막말을 못할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아베 총리는 눈을 크게 뜨고 역사의 산증인을 보라. 아베 총리가 돈을 써가며 로비를 펴고 있지만 거짓말을 진실로 바꿀 수 없다.

-- 오늘 의원들의 연설을 어떻게 봤나.

▲미국분들, 특히 의원들에게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라가 다르고 사람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을 정말 감사하게 여긴다. 우리 한인동포들에게도 감사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가 한목소리를 내서 피해자들이 명예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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