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회복지공무원 96% "욕설·저주 들은 적 있다"

88%는 우울증·스트레스에 시달려…대응은 동료와 논의(63%)가 많아


경기도 내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의 96%가 민원인으로부터 심한 욕설과 저주 같은 언어적 폭력을 경험하고, 이 때문에 88%가 우울증 같은 정서적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복지재단은 지난해 8월 5∼22일 경기도청, 시·군 구청,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담당공무원 2천599명에게 설문지를 돌려 이 가운데 응답한 242명을 대상으로 민원인 폭력피해 실태를 분석했다.

22일 재단이 공개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복수응답)의 96.3%가 언어적 폭력을 경험했고, 신체적 폭력과 성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공무원도 각각 60.3%와 37.2%에 달했다.

언어적 폭력 중에는 욕설이나 저주(이하 3회 이상 경험)가 69.8%나 됐으며, 신체적 공격이나 죽음에 대한 협박 28.5%, 가족 위해에 대한 협박 10.3%, 자살에 대한 협박 42.1%로 나타났다.

신체적 폭력은 물건 던지기(이하 1회 경험) 26.9%, 움켜쥐기와 붙잡기 9.9%, 침 뱉기 7.9% 등 3회 이상 지속하는 언어적 폭력과 비교하면 1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성적폭력(이하 1회 경험)은 더듬기와 껴안기 7.4%, 음란물 보여주기 2.5%,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발언 15.3% 등으로 조사됐다.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는 민원인이 96.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 여성(11.2%)보다는 남성(88.8%)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연령대로는 40대 40.1%, 50대 39.7%, 60대 12.4% 순으로 조사돼 폭력행사 민원인의 92.2%가 4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인 폭력이 발생하는 이유는 복지서비스 탈락(66.9%)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단순 화풀이(49.2%), 약물·알코올 부작용(32.6%), 서비스 지연(23.6%) 등이었다.

민원인으로부터 이런 폭력을 경험한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은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등 정서적 피해(88%)와 업무상 피해(57.9%)를 호소했다.

그러나 폭력에 대한 대응은 피해를 본 공무원이 상사 및 동료와 논의(63.6%)하거나 기관에서 민원인에게 구두로 경고(47.9%)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관에서 아예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는 경우도 33.9%나 됐다.

공무원들은 안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법적 보호 및 처벌규정 마련(74%), 청원경찰 배치(43.4%), 인력충원(41.7%) 등을 원했다.

경기복지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민원인 폭력 대처 매뉴얼을 만들었으며, 이 매뉴얼을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에 대한 교육교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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