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호수서 100여 년 전 난파선 줄줄이 확인

해빙기 호수 맑아져…미시간호 수온 낮아 원상태 유지


미국 오대호 표면의 얼음이 녹으면서 오래 전 침몰한 난파선들이 잇달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최근 미시간호수 북동부의 슬리핑베어둔스 해안 국립공원 인근에서 100~150년 전 침몰한 난파선을 차례로 확인했다.

이들은 헬기로 미시간호수 북동부를 순찰하던 중 수면 위로 비친 난파선을 발견하고 사진 촬영해 그 가운데 6장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이 가운데 하나는 1917년 10월 침몰한 길이 약 40m의 목조 증기 여객선 '라이징 선'(Rising Sun), 또 다른 하나는 1857년 좌초된 길이 약 37m의 쌍돛대 범선 '제임스 맥브라이드'(James McBride) 등이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오대호 해빙기인 요즘 호수가 어느 때보다 맑아 호변 인근에 가라앉아 있는 난파선이 속속 물 위로 비쳐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라이징 선'은 몇 부분으로 나뉜 채 2~4m 깊이 호수 바닥에 흩어져 있고, '제임스 맥브라이드'는 해저 1.5~4.5m 지점에 놓여 있다"며 "난파선은 강풍과 파도에 밀려 차츰 해안으로 이동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공원 관리국은 지난달, 슬리핑베어둔스 국립공원 내 미시간호변에 1872년 침몰한 스쿠너(쌍돛의 종범식 돛배) '지니 앤드 애니'(Jennie and Annie)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호수의 수위·호변 침식도·바람·파도 등에 따라 연중 일정 기간, 오래전 침몰한 난파선 조각들이 호변에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난파선은 공공 재산으로 간주돼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미시간호수는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주요 해상 교통로 역할을 했다.

현재 미시간호수에는 수천여 척의 침몰선이 잠겨 있으며 그 가운데 500여 척은 지금도 탐사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에는 1898년 침몰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대형 목조 증기선 'L.R.도티호'가 위스콘신 주 밀워키 인근 해저 98m 지점에서 발견됐다.

또 2012년에는 1880년 위스콘신 주 쉬보이건 인근 해저 52m 지점에 침몰한 '월터 B.앨런호'가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시간호수 물이 연평균 3℃로 차갑고 깨끗하기 때문에 침몰선이 일정 깊이 이하로 가라앉을 경우 원상태를 거의 완벽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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