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해갈되나"…여전히 목마른 충주호


"이 정도 비로는 개울물이나 조금 불어날까 마음만 답답합니다"

충북 충주호(제천지역 명칭은 청풍호)에서 내수면 어업을 하는 이재완(54·단양군 자율어업공동체 대표)씨는 요즘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지난해 마른 장마에 이어 올봄 가뭄으로 충주호의 수위가 크게 낮아지면서 조업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이달 들어 잦은 비 소식에 기대가 컸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도내 전역에 비가 내린 가운데 충주 20.3㎜, 제천 19.5㎜, 단양 17.5㎜의 강우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의 누적 강우량은 80㎜ 안팎으로 비교적 많은 양의 비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충주호 수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달 초 117m 수준까지 떨어졌던 충주호 수위는 현재 118.6m로 1m가량 높아지는데 그쳤습니다.

만수위인 141m에는 여전히 20m 이상 모자랍니다.

수위 하락으로 조업까지 중단해야 했던 단양 지역 내수면 어업인들은 이달 들어 가까스로 조업은 재개했지만 뚝 떨어진 어획량에 시름이 깊습니다.

이 씨는 "지역 내 어업 종사자 18명 가운데 현재 5∼6명이 조업을 재개했지만 어획량이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수위가 너무 낮아 하류에서 물고기가 상류인 단양까지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물고기가 상·하류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려면 수위가 최소한 124m 이상은 돼야 한다"며 "물고기 공급을 계약한 식당들이 있어 조업을 무작정 중단할 수도 없고 막막하기만 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어획량 감소는 100% 조업을 통해 공급되는 쏘가리 취급업소에도 적잖은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쏘가리는 단양을 대표하는 어종으로 지역 내 전문 취급업소만 56곳에 이릅니다.

단양읍 별곡리의 한 쏘가리 전문식당 업주는 "쏘가리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상당히 오른 상태"라며 "아직 본격적인 시즌은 아니지만 일부러 쏘가리를 찾는 분이 아니면 양식이 가능한 송어나 메기 등을 권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은 최근 내린 비로 당분간 현 수위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충주댐 유역권에 20㎜의 비가 내린다고 가정할 때 이후 10일간 댐으로 6천500만 톤의 물이 유입됩니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댐관리단의 한 관계자는 "하루 평균 700만 톤 정도의 물을 방류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10일 정도는 현 수위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영업 중단을 고민해야 했던 충주호의 관광선 업체도 한숨을 돌렸습니다.

충주호 관광선은 수위가 최소 116m 이상이어야 운항할 수 있습니다.

단양 장회나루터의 관광선 업체 관계자는 "관광선 운항은 특성상 시즌 영업을 하지 못하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며 "본격적인 행락 시즌을 앞두고 영업 중단 위기를 넘겨 천만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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