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버틸수 있을까…" 새누리당, 이 총리 거취 딜레마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중심에 선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와 관련, 새누리당이 또 다른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사태 초기 이 총리의 퇴진 여부를 둘러싸고 엎치락뒤치락하던 당내 여론이 20일 '자진사퇴 불가피론'으로 기우는 가운데, 이제는 그 시기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현재 새누리당이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디데이(D-Day)'는 오는 23일과 27일, 그리고 29일입니다.

23일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밝힌 이 총리에 해임건의안 제출일, 27일은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귀국일입니다.

이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재보궐선거는 29일입니다.

일단 새누리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27일까지 일주일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총리의 거취는 어디까지나 박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결정권자의 판단을 존중하는 취지에서입니다.

김무성 대표는 어제(19일) 성남 중원구 모란시장에서 재보선 유세 도중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박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일주일만 참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김 대표와의 지난 16일 회동에서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새누리당이 앞장서 이 총리를 끌어내리는 게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라는 인식으로 풀이됩니다.

문제는 그러는 사이 여권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을 피하지 못하는 가운데 막판 여론의 움직임이 중요한 재보선에서마저 참패할 경우 당으로선 상당한 타격을 입는 점입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주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긍정'이 38.2%로 1주일 전보다 1.5%포인트 내리면서 2주 연속 하락했습니다.

'부정'은 2.1%포인트 오른 56.1%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일 내놓은 여론조사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율은 38%로 1주일 전보다 2%포인트 빠졌습니다.

새정치연합과의 지지율 격차는 13%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당 관계자는 "보수층의 응답률이 높은 자체 유선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재보선 지역 4곳 가운데 1곳(경기 성남중원)만 확실한 우세로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여론이 더 나빠지면 재보선 전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야당의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은 23일 이 총리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문재인 대표는 "국민이 더는 기다릴 수 없다"며 "우리 당은 공정한 수사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언급하면서 해임건의안 제출을 기정사실화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면 본회의 의결에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당 지도부의 고민입니다.

이미 상당수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 총리의 퇴진을 요구한 마당에 상당수의 '이탈표'가 나와 해임건의안이 가결되면 지도부는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는다.

부결돼도 여론의 비난을 한몸에 받을 수 있습니다.

당내 소장파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에서 김영우 의원은 "결국은 총리의 결단과 대통령의 결단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하태경 의원도 "지금 청와대에 사퇴서를 제출하는 용단을, 선배 정치인으로서의 용기를 보여주면 좋겠다"고 이 총리를 겨냥했습니다.

이런 점을 두루 고려해 이 총리가 박 대통령 귀국 전에라도 스스로 거취를 정하면 부담을 덜게 될 것이라는 인식을 지도부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내에선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회동으로 잠정 보류됐던 의원총회를 소집해 이 총리 거취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해임건의안 제출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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