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극우정당 "리비아 난민은 대리비아 공습 탓"


리비아 난민들이 대거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은 데에는 영국과 프랑스에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영국 극우성향의 영국독립당(UKIP) 당수가 주장했다.

나이절 패라지 UKIP 당수는 19일(현지시간) BBC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의 리비아 문제를 처음 만든 것은 "무아마르 카다피 축출로 이어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대(對)리비아 공습 광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리비아를 불안정하기 짝이 없고 흉폭한 곳으로, 기독교인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었다"면서 "우리는 이런 문제를 직접 유발했다고 정직하게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리비아를 공습해 카다피를 제거하기 이전에는 이런 규모로 난민들이 유럽으로 넘어온 적은 없었다"며 "비록 카다피가 악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대리비아 공습은 리비아 상황 전체를 불안정한 상태로 빠뜨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동에서 박해를 받는 기독교인들이 영국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에는 자신은 아무런 반대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내달 7일 총선을 앞두고 집권 보수당을 향한 정치적 공세 차원의 발언으로 풀이되지만 강력한 이민 규제를 추구하는 극우성향의 UKIP이 10%대 초반의 지지를 얻는 점에 비춰보면 난민에 대한 영국 내 여론의 일단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날 난민 700여명을 태우고 리비아를 출발한 한 어선이 지중해에서 전복된 사고를 계기로 유럽연합(EU)이 난민선 침몰 참사를 막기 위한 외무·내무장관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유럽 차원의 움직임이 예상되지만 UKIP과 프랑스 극우성향의 국민전선이 무시하기 어려운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기도 쉽지 않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UKIP은 잠재적인 연립정부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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