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부총리 북극 섬 방문 두고 러-노르웨이 외교분쟁

노르웨이, 제재 대상 러' 부총리의 자국령 섬 방문에 항의


러시아 부총리가 노르웨이령인 북극 지역의 스발바르 제도를 방문한 일을 두고 양국 사이에 외교 분쟁이 벌어졌다.

서방의 제재 대상 목록에 포함된 러시아 부총리가 노르웨이 측의 사전 승인없이 스발바르 제도(러시아명 슈피츠베르겐 제도)를 방문한 것을 노르웨이 정부가 문제 삼고 나오면서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외무부 대변인 프루데 아데르센은 19일(현지시간) 로고진 부총리의 스발바르 제도 방문과 관련 오슬로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데르센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 노르웨이가 러시아인들의 자국 입국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스발바르 제도는 노르웨이와 북극점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여러 섬으로 제1차 세계대전 후인 1920년 체결된 스발바르 조약으로 노르웨이가 영유권을 획득했다.

조약은 그러나 제도에 대한 노르웨이의 관할권을 인정하면서도 러시아를 포함한 50개 이상의 조약 가입국 모두가 이 지역의 자원 개발과 연구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권리도 인정했다.

문제는 노르웨이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데서 발생했다.

로고진 부총리는 지난해 3월부터 EU의 제재 대상 목록에 포함됐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의 모든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제재는 대상자들의 입국 금지와 자산 동결 등을 규정하고 있다.

EU와 노르웨이의 제재 목록에 든 로고진 부총리가 노르웨이령인 스발바르 제도를 방문함으로써 제재 조치를 위반한 것이다.

로고진은 18일 스발바르 제도에 도착해 이곳에서부터 북극의 여러 지역을 둘러보고 19일에는 제도의 유빙 위에 건설된 자국 부유(浮遊) 연구기지 '북극 2015' 개소식에 참석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로고진의 스발바르 방문 사실을 자국 언론 보도를 통해 파악하고 곧바로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르웨이 측의 이의 제기에 로고진 부총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싸움이 끝난 뒤에 주먹을 흔들어 봐야 소용없다"는 비아냥성 글을 올렸다.

이미 방문이 이루어진 뒤 항의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사건은 북극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북극 개발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벌어졌다.

북극은 전 세계 미개발 원유와 천연가스 각각 13%와 30%를 매장하고 있는 자원의 보고이자 지구 온난화에 따른 빙하 감소로 새로운 운송 통로로도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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