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악몽?"…힐러리 캠프 CFO 영입에 해석 분분

'2천만불 빚더미' 2008년과 달리 긴축집행 할듯…월가에는 강경 예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월가(街) 규제에 앞장섰던 인사를 선거캠프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로 영입한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지난 200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천문학적 돈을 쓰고 경선 패배 후 빚더미에 앉았던 클린턴 전 장관이 이번 대선에서는 자금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세간의 관심인 월가와의 관계 설정에서 그가 계속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6일 금융시장 파생상품 규제 강화를 주도했던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선거캠프 CFO로 영입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8일 캠프 관계자들의 언급을 인용,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자금을 낭비하지 않고 한도 내에서 쓰겠다는 의지를 지지자들에게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사실 2008년 경선자금은 클린턴 전 장관에게는 악몽이나 다름없었다. 경선 직후 연방 선관위에 신고된 그의 부채는 2천90만 달러(225억9천여 억원)였고, 이를 완전히 청산하는데 4년여가 걸렸다.

이번 대선캠프 선거사무장으로 예상되는 로비 무크가 최근 기부자들과의 화상회의에서 "나는 약간 구두쇠"라면서 선거자금을 절약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클린턴 전 장관의 씀씀이가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 금융의 심장부인 월가는 완전히 다른 각도로 이번 인선을 보고 있다.

월가에 비판적인 민주당 소속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월가와 가장 '밀월관계'라는 평을 받아온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에서 어떤 입장을 정할지를 지켜보는 중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월에도 금융규제강화법인 도드 프랭크법을 지지했고, 대선출마 선언 후 첫 유세에너는 "헤지펀드 매니저가 트럭 운전사나 간호사보다 세금을 덜 내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겐슬러 영입은 그가 앞으로도 금융 분야에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일라는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직시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논란이 됐던 것처럼, 겐슬러도 개인 이메일 사용으로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고 전했다.

겐슬러는 CFTC가 파산 기업인 'MF 글로벌'을 규제하는 업무에서 개인 이메일을 사용한 것이 2013년 적발된 바 있다.

CFTC 감찰관에 따르면 겐슬러는 당시 7천5회에 걸쳐 개인 이메일을 사용했는데, 이메일이 너무 많아 직장의 공용 스마트폰과 개인 스마트폰 등 2개를 이용했다.

그러나 감찰관은 "부정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면서 감찰 후 문제가 시정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