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중 총리관저 측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고 발언한 일본 관료출신 해설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언론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료 출신의 해설가인 고가 시게아키(古賀茂明) 씨는 16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소재 일본 외국특파원협회에서 열린 회견에서 자민당이 NHK와 민영방송사 TV아사히 간부를 불러 특정 프로그램에 관한 경위를 파악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권·여당이 프로그램의 편집에 관해 참견하는 것은 사실 방송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단 린치와 같은 상황이 될 우려가 있다"며 "내일(17일) 회의를 취소하기 바란다"고 제언했다.
고가 씨는 언론이 압력과 싸우기보다는 압력을 피하려고 표현이나 이야기를 원래 쓰고 싶은 것보다 조금씩 좁혀 정권과의 알력을 피하려고 하는 일종의 '자숙'이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방송의 자유 또는 표현의 자유가 권력 측으로부터 위협당하는 것과 같은 일이 있는 것이 매우 큰 문제"라며 "압력을 가하는 쪽은 절대 압력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고가 씨의 비판에 관해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일이 발언하지 않겠다"며 의견 표명을 회피했다.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온 고가 씨는 지난달 27일 TV아사히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생방송 '보도 스테이션' 출연 중 자신이 TV아사히 회장 등의 의향에 따라 방송에서 하차하게 됐다며 그간 "스가 관방장관을 비롯해 (총리)관저의 여러분으로부터 비난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자민당은 생방송 중 고가 씨의 발언을 문제 삼아 17일 예정된 정보통신전략조사회에 TV아사히 간부를 불러 경위를 파악하기로 했다.
또 시사 프로그램에서 인위적인 연출이 있었다는 의혹에 관해 NHK 간부도 같은 회의에 출석하라고 요구해 방송사에 압력을 넣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