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자신이 사는 섬을 수색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전남 진도군 대마도 주민 김대열 씨(46세)입니다.
이렇게 섬 주위를 거닐며 곳곳을 꼼꼼히 살핀 지 벌써 1년이 됐습니다. 그는 왜 이런 생활을 지속하는 걸까요?
1년 전 4월 16일, 그는 다른 대마도 주민과 함께 바다로 나가 학생 20여 명을 구했습니다. 구조된 여학생은 울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삼촌. 친구들이 객실 안에 있어요. 저 유리창 좀 깨주세요."
하지만 급하게 나오느라 배에는 두꺼운 유리를 깰만한 도구가 없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학생들을 꺼내주지 못한 것이 그의 마음 속에 짐으로 남았습니다.
보름이 지난 후 해경이 사고 해역에서 흘려보낸 부표가 대마도 해변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부표를 보며 그는 실종자가 밀려온다면 대마도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날부터 매일 섬 주위를 걷게 된 겁니다. 그것만이 그의 기억 속에 남았던 학생들에게 할 수 있는 사죄였습니다.
하루하루 걸으며 그는 아이들이 예쁘게 신고 있었을 흰색 운동화 한 켤레, 긴박한 상황에서 찾아 입었을 '세월호'글자가 새겨진 구명조끼 4벌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실종자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의 침대 머리맡에는 벌써 1년째 '할머니 할아버지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생존 학생의 편지가 놓여 있습니다.
오늘도 대마도에서 한 남자는 섬을 수색할 겁니다. 벌써 1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찾지 못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지난해 11월 19일, 정부는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을 종료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