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서거 150주년…"추모열기에도 묘지 관리는 소홀"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 뉴스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으로 손꼽는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의 서거 150주년을 맞아 곳곳에서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그가 잠들어 있는 묘지는 관리가 소홀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링컨의 땅'(Land of Lincoln)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일리노이 주는 15일(현지시간) 주도 스프링필드에서 링컨 서거 1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은 노예 해방을 선언한 지 2년 만인 1865년 4월 14일 워싱턴DC 포드극장에서 암살범 존 윌크스 부스의 총격을 받았고 다음날 사망했다.

스프링필드는 링컨이 20세 이후 삶을 보낸 곳이며, 링컨의 시신은 스프링필드의 오크리지 묘지에 안치돼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미국 지리학회가 발간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이달호에서 링컨 묘지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하고, 일리노이 신임 주지사 브루스 라우너가 주정부 재정 적자를 이유로 역사 유적지 관리 예산 감축을 제안한 가운데 치러진 기념식은 매우 어색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역사학자 애덤 굿하트는 내셔널지오그래픽 기고문에서 "묘지는 링컨 대통령이 물리적 세계에 남아있는 장소다. 그러나 링컨 묘지는 실망 그 자체"라고 혹평했다.

트리뷴은 "링컨 묘지는 지난해 일리노이 주 의회가 스프링필드 인근의 유적지 운영 예산 110만 달러(약 12억 원)를 삭감하면서 관리 직원 수가 줄고, 개관 일수 및 개관 시간도 줄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일리노이 주는 유적지 관리를 담당하는 역사보존청을 타 부서에 통폐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일부 방문객은 "링컨 묘지 앞 안내문에 버젓이 개관 시간으로 적혀 있는 시간에도 문이 닫혀있는 경우가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링컨 기념사업회 팸 밴앨스틴 회장은 "최근 일리노이 주가 250만 달러(약 30억 원)를 들여 묘지를 개·보수해 외관과 인테리어는 모두 훌륭하다"며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비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다만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추가 예산 삭감이 어떤 일을 불러올 지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링컨 묘지는 버몬트 주의 조각가 라킨 미드가 전국적으로 실시된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며 설계를 맡았다.

일리노이 주는 1899년 1차 개·보수를 거쳐, 1930년부터 방문객들이 묘지 내부 관이 놓인 방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링컨 묘지는 1960년 미국 역사 명소(National Historic Landmarks)로 지정됐고, 1966년 미국 국가 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 1호로 등재됐다.

인근의 링컨 대통령 기념 박물관, 링컨 생가 등과 함께 연평균 35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이며, 묘지로는 워싱턴DC의 알링턴 국립묘지 다음으로 방문객이 많다.

(연합뉴스)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