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가 됐어요" 법정에 선 세월호 잠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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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한 집안의 가장인 공우영 씨.

그는 현재 살인 혐의자입니다. 무슨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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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35년 넘게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온 산업 잠수사인 그에게 날벼락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재판을 받으라고 공소장이 날아온 겁니다. 과실치사 피의자가 됐다는 말인데,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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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은 지난해 4월 17일, 진도 팽목항에서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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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우영/민간 잠수사

"(4월) 16일 날 저녁인가, 사망자가 또 3백 명 이상, 실종자가...

그렇게 얘기가 돼서 이거는 뭐 인양보다 실종자 수습이 우선이겠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이제 거기 내려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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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석/범정부사고대책본부 대변인(2014년 5월 7일)

"책임 부분에 있어서는 해경이 전체적으로 총괄 책임을 작업 현장을 쥐고 있기 때문에..."]

총괄 책임을 진다는 해경 측 요청으로 전국에서 수많은 잠수사가 진도 팽목항으로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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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경력의 공우영 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민간 잠수사 중 최고참이었던 그는 자연스럽게 감독관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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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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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석/범정부사고대책본부 대변인 (2014년 5월 6일)

"오늘 오전 6시 7분경 수중 수색을 위해 입수한 민간 잠수사가 응급 치료를 하였으나 사망으로 판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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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6일, 한 민간 잠수사 이광욱 씨가 세월호 수색 작업 도중 사망한 겁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 피의자로 공우영 씨가 지목됐고, 조사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가 숨진 이광욱 잠수사의 자격 검사와 사전 교육을 소홀히 했다는 겁니다. 공우영 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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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우영/ 민간 잠수사

"(자격증은) 모집하는 사람이 그걸 다 조사해서 와야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사람 보고... 그걸 어떻게 확인합니까. 전화도 잘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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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잠수사 자격 검사는 누가 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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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석/ 국민안전처 대변인

"(해경이) 당시에 (자격증 유무를) 확인 안 한 건 맞습니다.

(자격증 확인은 해경 쪽에서 해야 했던 부분이군요?) 네"]

숨진 잠수사를 데려온 것은 해경이었고 잠수사의 자격을 검사해야 하는 쪽도 해경이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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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진옥/ 민간 잠수사

"제가 공우영 씨에게 '이 사람들은 (이광욱 씨 등) 안 넣었으면 투입을 안 했으면 좋겠다.' (얘기했어요)

공우영 씨도 공감했었어요. 그렇지만 '이 사람 못 넣겠다'고 할 수 있는 그 정도의 위치가 아니었다고 저는 이해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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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우영/ 민간 잠수사

"잠수사를 50명~60명을 채우라고 누가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해경인가 어디에서 연락이 와서...

'우리는 더 이상 사람 필요 없다'라고 분명히 해경한테도 이야기해 줬거든요.

그런데 이제 (추가로 잠수사가) 들어왔어요."]

공우영 씨의 역할은 '이름만 감독관'이었습니다. 실제로는 해경의 지시를 전달하는 역할에 불과했던 겁니다. 결국 잠수사 관리의 총괄 책임은 해경에게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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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민간 잠수사

"감독관이라는 명칭을 달아버리니까 마치 그 현장을 총감독한 것처럼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거라고요.

그런데 그 사람한테 주어진 권한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주변 사람들도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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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은 조사 같은 건 전혀 안 됐던 건가요?)

"나머지 분들은 정부 쪽에서 누가 그것을 관리를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그것은 조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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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목포 해양경찰서 관계자

"제가 봐도 공우영 이사한테 제가 몇 번 정말 죄송하다고 (하고) 담당 형사가 직접 통화도 하면서

'참 많이 억울하시겠다' 이런 생각도 많이 들었죠"]

상황이 이러한데도 해경은 아무도 조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단지 공우영 씨 한 명이 모든 책임을 물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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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민간 잠수사

"그전에 좋았던 마음, 이게 다 없어졌어요. 이 속에는 분노만 남았죠, 분노만. 어떻게 이렇게까지 우리를 버릴 수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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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민간 잠수사

"아무것도 못 하고 이렇게 버림받고 바보 된 거 아닙니까. 잠수사들이... 그게 지금 안타까운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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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바닷속에서 사투를 벌였던 잠수사들입니다. 급할 때는 손을 벌려 도움을 요청하고선 문제가 생기니 고개 돌려 외면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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