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백마역 지하차도 공사 '산 너머 산'


경기도 고양시 경의선 복선전철 백마역 지하차도 건설공사가 소송 지연과 고압 송전선 이설 문제에 부딪쳐 또다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시공사는 누적되는 적자를 줄이려 현장에서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공사 남강토건과 고양시 등에 따르면, 시공사가 공사에 반대하는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의 첫 심리가 오는 30일 서울고법에서 열립니다.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는 남광토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2주 이내 안전진단, 공사로 인한 아파트 주민 피해를 담보하기 위한 10억 원 공탁, 안전진단기관 주민 지정 등의 전제조건을 달았습니다.

이에 남광토건은 이러한 전제 조건이 부당하고 현실성이 없는 것이라며 반발해 바로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항소 제기 당시에는 늦어도 올해 4월까지는 항고심 결정이 나올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심리 기일이 늦게 잡히며 항고심 결정까지 1∼2개월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압 송전선로 이설도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공사구간 지하에 154㎸ 고압 송전선이 있어 한국전력공사는 송전선을 2∼3m 들어 올려 공사할지 아니면 송전선을 아예 다른 곳으로 이설할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안전성을 고려해 송전선을 이설하게 되면 지하차도 공사는 1년가량 더 늦어집니다.

게다가 공사가 3년 6개월 지연되면서 법정관리 중인 시공사 남강토건이 누적된 적자로 공사를 접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공사를 끝내는 것으로 계약돼 있지만 남아있는 절대공기가 1년"이라며 "공사 지연으로 지난 3년간 20여억 원의 적자가 난 상황에서 공기가 또 늘어나면 계약을 연장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말했습니다.

시의 한 관계자도 "가뜩이나 민원이 소송으로 이어져 어려운 상황인데 송전선 문제가 불거져 철도시설공단이 난감해하고 있다"며 "시공사도 올해 말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백마역 지하차도 공사는 경의선 복선전철로 가로막힌 일산동구 풍동과 일산 신도시를 연결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입니다.

2009년부터 190억 원을 들여 길이 760m, 폭 2∼4차로 경의선을 가로지르는 지하차도를 건설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백마역 인근 주민들이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반대하고 나서 2011년 11월 공사구간의 3분의 1가량인 263m를 남겨둔 상태에서 중단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3년 만인 지난해 11월 공사가 재개됐지만 또 주민들이 반대 행동에 나서자 남강토건이 법원에 공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다시 중단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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