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얼마를 모으려고"…500만 원 들여 만든 저금통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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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통 하나 만드는데 500만 원이 들었다구요? 대체 얼마를 모으려고…"

전북 전주시 완산구청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지난 1월 500만 원짜리 대형 저금통을 구청 로비에 비치했으나 저금통의 제작 가격이 너무 비싸고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완산구청은 작년말 이동이 간편하고 도난과 파손 등을 피할 수 있는 저금통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요청했고, 이에 모금회는 총 500만 원을 들여 특수 강화 플라스틱 재질의 양(羊)모형의 저금통(가로 70㎝, 세로 100㎝)을 다른 지역의 업자에게 주문·제작했습니다.

이 저금통은 평소에는 구청 복도에 비치되지만, 간혹 전주동물원이나 롯데백화점 전주점, 전주시청 등을 돌며 순회 모금운동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올해 1∼3월 총 600만 원가량이 모금됐습니다.

구청은 이런 추세라면 애초 목표했던 1억 원에 훨씬 못미치는 3천만 원 안팎이 모금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전주시청과 구청을 비롯해 각 주민센터, 은행 지점, 일반 가게 등 곳곳에 모금처가 있고 '양의 해'가 지나는 내년부터는 이 저금통의 활용도가 없어 효율성마저 떨어지는 일회성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 저금통이 없었던 평년에도 구청이나 시청에 동전에서부터 수천만 원씩 내놓은 시민이 적지 않을 것을 감안하면 '저금통 자체가 낭비'인 셈이 됩니다.

완산구청 측은 "내년은 원숭이의 해여서 이 저금통을 창고에 보관하거나 다른 쓰임새가 없을지 궁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모(42·회사원)씨는 "기껏 저금통을 만드는데 사용하라고 생활비를 쪼개 공동모금회에 성금을 내지는 않았다"며 "이런 선의의 취지대로라면 수억 원을 들여 전주의 각 동마다 500만 원짜리 저금통을 설치해야 맞을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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