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 때문에 대출자에게 이자를 줘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유리보(Euribo·유럽 은행간 금리) 등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에 적용되는 금리들이 급격히 떨어져 일부는 마이너스 수준까지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WSJ는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조치로 금리들이 하락세를 보여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대출자에게 이자 지급)이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유리보를 기준으로 삼아 대출 금리를 정합니다.
벤치마크(비교기준)인 유리보에 금리를 더 얹거나 빼는 식으로 대출 금리가 정해집니다.
스페인 은행인 방크인테르는 갚아야 할 대출 원금에서 이자를 빼주는 방식으로 일부 대출자에게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이자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가 가시화하자 유럽 은행들도 바빠졌습니다.
은행들은 마이너스 금리에 대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다시 설정하고 법률 문서의 재검토에도 나섰습니다.
유럽은행들은 자국의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대응과 관련한 지침을 내려주기를 기대하지만 은행들이 원하는 답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포르투갈 중앙은행은 유리보에 가산 금리를 더해도 0% 아래로 내려간다면 대출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라고 최근 결정했습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문제를 살펴보고 있으며 이탈리아 은행들 역시 당국의 조치를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