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된 우리 마을 고유지명을 상표등록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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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년을 이어온 제주의 한 농촌 고유 지명이 특정인의 영업행위를 위한 특허상표로 등록돼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하가리 주민들에 따르면 마을 연못 인근의 창고를 개조해 몇 년 전부터 휴게음식점을 운영해온 업주 K씨는 마을 이름인 더럭을 비롯해 연화지, 연화못, 프롬더럭, from더럭 등 5개 이름을 지난해 10월 이후 올해 2월까지 잇따라 특허상표 등록했습니다.

또한 frome더럭 연화못카페, frome 더럭 연화못분교, 연화못분교 frome 더럭, 연화못분교 등 4개는 지난해 8월 이후 특허공고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더럭'은 하가리와 인접 상가리를 포괄해 600∼700년 전부터 불렸던 마을의 고유지명으로, 교실 외벽을 무지갯빛으로 색칠해 아름답기로 유명한 마을의 초등학교도 70년 전 설립 당시부터 '더럭'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습니다.

또한 연화못(지)은 1702년(숙종 28년) 때 그려진 화첩인 탐라순력도(보물 제652-6호)에도 표기되는 등 마을의 오랜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에 주민들은 연화못과 마을회관 주변에 '더럭'과 '연화못' 상표등록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법정소송도 검토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장봉길 마을리장은 "대대손손 이어온 마을 지명을 개인이 무단 특허등록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오는 19일에는 연화못 주변에서 대규모 항의집회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K씨는 이에 대해 카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와 유사한 상표 출원을 막기 위해 상표등록을 했다며 마을이 원하면 프롬더럭을 제외한 나머지 상표들은 모두 마을에 무상으로 기증하겠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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