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현장에 점퍼놓고 간 70대 7년만에 '덜미'


70대 남성이 물건을 훔쳐 달아나면서 놓고 간 점퍼 때문에 7년 만에 경찰에 꼬리를 잡혔습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법당에 침입, 금품을 훔쳐 달아난 혐의(특수절도)로 허 모(7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 11월 16일 오후 2시 청주시 상당구 수동의 한 법당.

사회복지관에서 무료로 급식을 받으며 생활하던 허 씨는 아무도 없는 법당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고양이가 생선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허 씨 역시 법당 담을 뛰어넘었습니다.

허 씨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장갑까지 끼고 시주함을 뒤지는 주도면밀함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시주함을 털어 동전과 지폐 280만 원를 챙겨 달아났습니다.

그러나 허 씨는 결정적인 실수를 했습니다.

입고 있던 점퍼를 법당에 벗어 두고 달아난 것입니다.

당시 용의자를 찾아낼 수 없었던 경찰은 이 점퍼에서 DNA를 확보하고, 사건을 미제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절도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들의 뇌리에서 까마득하게 잊혀졌던 이 사건은 지난달 5일 청주지검이 당시 점퍼에서 확보한 DNA와 일치하는 사람이 발견됐다는 내용을 경찰에 통보하면서 7년 만에 다시 '진행형'이 됐습니다.

2009년 9월 대전에서 절도죄로 구속된 허 씨에게서 채취한 DNA 기록으로 검·경 데이터베이스(DB) 실시간 교차 검색을 한 결과였습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허 씨가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 지난 9일 오후 7시 그를 붙잡았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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