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에 찍힌 범인…'롱다리' 때문에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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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 종아리

 ▲위 사진은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인천광역시의 한 아파트. 이 아파트에서는 단 하루 만에 한 동에 있는 세 집이 털렸습니다. 아무리 뒤져봐도 침입 흔적이라고는 안 보이는데, 값비싼 패물은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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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철두철미했던 범인도 흔적을 하나 남겼습니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었던 그곳. 바로 현관문에 붙은 '열쇠 수리' 광고 스티커 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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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티커를 떼보니, 작은 구멍이 있었습니다. 드릴로 문에 구멍을 뚫어서, 문을 따고 들어간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당한 집은 전국에 87곳, 피해 금액은 5억 3천만 원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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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실제 CCTV 영상 캡처

경찰의 CCTV 분석 끝에 한 남자가 용의자로 지목되었습니다. 하지만 가발에 선글라스까지 낀 터라, 신원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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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 용의자, 오른쪽 이웃 주민

그런데 이상한 신체적 특징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용의자의 '종아리'였습니다. 그는 보통의 사람들보다 무릎의 위치가 눈에 띄게 높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다리 길이와 비교해봐도, 용의자의 종아리는 그의 키에 비해 유난히 길었습니다.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은 사지 연장술, 일명 '키높이 수술'로 무릎의 위치가 높아진 것일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경찰은 정형외과 병원 기록을 통해 범인을 잡았습니다. 

범인은 종아리가 길었던 용의자, 이 모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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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지 연장술을 설명하는 정형외과 임창무 전문의

전과 18범인 피의자 이 씨는 실제로 지난 2012년에 사지 연장술을 받았습니다. 사지 연장술은 종아리뼈를 절단한 뒤, 그 사이로 뼈가 자라도록 하는 고통스러운 수술입니다. 이 수술을 통해 이 씨는 예전보다 무려 6cm가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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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이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그런데 피의자 이 씨는 사지 연장 수술뿐만 아니라 양악 수술, 윤곽수술, 코 수술 등 수차례의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뼈를 깎는' 수술을 감행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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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성균/인천 남부 경찰서 강력 3팀: 용의자가 수사에 혼선을 가하기 위해서 양악 수술과 키높이 수술을 하지 않았나 판단됩니다.]

경찰은 이 씨의 치밀하고 대담한 범행 수법으로 보아, 수술은 완전 범죄를 위한 계획일 것이라 설명합니다. 피의자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각종 성형수술을 받았고, 이 때문에 범인 검거에 애를 먹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의의 입장은 경찰의 말과 조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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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의자 이 씨의 수술 전과 후 모습

[이상우/성형외과 전문의: 실제로 뭔가를 잘못해서 숨기고자 성형수술을 하게 되면 양악 수술 한 번, 코 수술 한 번...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남들이 이전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의 변화는 얻을 수 있었을 텐데, 계속 성형수술하는 걸로 봐서는 실제로 성형수술 자체가 목적일 수 있습니다.]

피의자 이 씨의 지인도 그가 어릴 때부터 외모에 집착이 심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피의자는 훔친 돈을 수천만 원짜리 성형수술, 고가품, 외제차 등 겉치장에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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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피의자 이 씨

[이 모씨/피의자: 죗값 달게 받고 나와서 다시는 이런 짓 안 하겠습니다.]

훔친 돈으로 아무리 외모를 멋지게 가꾼들, 그 끝이 추할 수밖에 없단 걸 그는 정말 몰랐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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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를 꿈꾼 남자. 그가 돈을 훔치기 위해 성형을 한 건지, 성형을 위해 돈을 훔친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는 거액을 써 뼈대를 바꾸는 '환골'과 겉모양을 바꿔 쓴 '탈태'에는 성공했지만,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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