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때 작동한 스프링클러 나주 요양병원 노인들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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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상자 29명, 나주 요양병원 사상자 0명.

새벽 시간 같은 요양병원에서 불이 났지만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로 인해 결과는 이처럼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어제(12일) 오후 11시 49분, 전남 나주시 노안면 모 요양병원 4층 직원 휴게실에서 불이 났습니다.

휴게실에 마련된 간이침대의 전기장판에서 발생한 불은 스프링클러가 곧바로 작동하며 순식간에 진화됐습니다.

불이 나자 열 감지기가 작동하며 비상경보음이 울렸고 병원 야간 근무자 22명은 입원 중인 노인 217명을 신속하게 대피시켰습니다.

당시 불이 난 4층에 입원 중인 노인 46명도 근무자 4명의 안내를 받아 신속하게 아래층으로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은 설치된 소화기를 이용, 자체 진화에 나서 휴게실 간이침대 일부가 불에 탄 것 외에는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하고 직원들이 신속하게 긴급 상황에 대처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011년 45실 250병상 규모로 신축한 이 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있습니다.

연면적 400㎡ 이상 건물에만 설치해야 하는 규정에 포함되지 않았는데도 스프링클러를 자체적으로 설치한 것입니다.

병원 측의 철저한 안전 의식이 대형 참사를 막은 셈입니다.

이 같은 대처는 지난해 5월 29명의 사상자를 낸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과 대조됩니다.

당시 장성 요양병원은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이면서도 '돌봄'을 위한 요양시설과의 경계에 애매하게 위치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장성 요양병원에는 병실에 비치해야 할 휴대용 소화기 11개 가운데 8개가 잠긴 캐비닛에 보관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불이 난 별관에는 소화기가 캐비닛에 보관돼 무용지물이었고 화재 경보도 울리지 않았다.

비상구로 가는 통로는 아예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당직 근무자는 본관 2층과 별관까지 2명뿐이었고 불이 나자 간호조무사 혼자 불을 끄려다 연기에 질식돼 숨졌습니다.

화재 현장에 출동한 나주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장성 요양병원 화재가 떠올라 인근 소방서까지 비상 출동했다"며 "병원 측의 철저한 안전 의식과 준비가 귀중한 인명을 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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