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치밀한 범행 꿈꾼 10대들, CCTV에 꼬리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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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털이에 나선 10대들이 완전범죄를 꿈꾸며 범행장소를 답사하고 도주할 때 옷을 바꿔 입는 등 영화 속 장면 같은 치밀한 범행을 펼쳤지만 폐쇄회로(CC)TV 때문에 결국에는 쇠고랑을 찼습니다.

17살 동갑내기인 정 모, 박 모 군이 서로 알게 된 곳은 가출한 청소년들이 모여들어 정보를 공유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였습니다.

둘은 각각 작년 9월과 올해 3월에 집을 나와 청소년 쉼터나 PC방, 찜질방 등지를 전전하고 있었습니다.

이달 4일 서울 관악구의 한 PC방에서 만난 이들은 쉽게 돈을 벌 궁리를 하다가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늦은 밤 여종업원이 혼자 있는 편의점을 들어가 종업원을 기절시키고 계산대를 털어보자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이들은 바로 다음날 밤 관악구 일대의 편의점 10여 곳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답사를 벌여 한 편의점을 범행 대상으로 정하고 인근 공사장에서 벽돌도 구했습니다.

이후 6일 오전 5시 20분 정 군이 편의점에 들어가 계산대 앞으로 종업원 A(37·여)씨를 유인하고서는 계산대 안으로 들어가는 A씨의 머리를 벽돌로 내리쳤습니다.

박 군은 망을 봤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예상과 달리 A씨가 정신을 잃지 않고 바로 일어서자 바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이들은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고 전날 봐두었던 다른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범행을 고심하다가 오전 7시 동이 터 주변이 환해지자 결국 신림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이들은 도망가면서 범죄영화 속 도망자처럼 겉옷은 버리고 서로 상의를 바꿔 입는가 하면 카드 정보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막을 요량으로 지하철은 무임승차하는 나름의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거리에 깔린 CCTV가 답사 때부터 그들을 훤히 비추고 있다는 사실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CCTV 분석으로 이들의 동선을 추적해 사흘 만인 8일 오후 지하철 2호선 삼성역 대합실을 지나가던 이들을 체포해 구속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범행이 어수룩했지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아 구속했다"며 "여죄가 있는지 추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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