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장중 20,000 돌파…日주가 상승세 지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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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지수가 10일 장중 한때 약 15년만에 20,000대를 돌파한 것은 아베 정권이 내건 장기 디플레이션 탈출 목표와 관련해 상징적인 일로 평가된다.

버블 붕괴 이후 오랜 침체를 겪은 일본 증시는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리먼 쇼크) 이후 가파른 하향세를 타더니 2009년 3월 닛케이 지수가 7,054대로 곧두박질쳤다.

그 뒤 2012년말 출범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이듬해 4월 발표한 대규모 금융완화를 뼈대로 한 '아베노믹스'를 추진한 이후 2년 사이에 주가는 약 배로 뛰었다.

올해 들어서만 약 15% 상승했다.

대규모 금융완화가 초래한 엔저의 영향으로 닛케이 지수를 구성하는 수출 중심의 대기업들 수익이 향상하고, 그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가 호전한 것이 주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평가된다.

오랜 엔고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외면받아온 일본 주식에 대한 국제시장의 평가가 바뀌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아베 정권의 요인들은 이날 주가 장중 20,000돌파를 아베노믹스의 성과로 적극 홍보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아베 정권 출범 후 2년간 여기까지 잘 왔다"며 "아베노믹스 3개의 화살(대규모 금융완화·과감한 재정지출·성장전략)을 착실히 진행해 경제 회생과 재정 재건을 모두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상은 "시장이 경기 회복을 실감하기 시작하면서 (임금 인상과 소비의) 선순환에 영향을 주는 기대치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미야자와 요이치(宮澤洋一) 경제산업상은 "전례없는 기업 수익이 주가 상승에 기여한다고 들었다"며 "일본 경제가 평가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주가는 21,000대를 목표로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현재 달러당 120엔 선에서 형성된 엔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일본 기업들이 최근 수세적인 경영에서 벗어나 임금인상과 주주에 대한 이익 배분에 보유 자금을 쓰기 시작하면서 '개인소비 회복-기업 매출 증대-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흐름에 대한 기대가 피어 오르고 있는 점 등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거품' 우려도 없지 않다.

실물 경제의 개선에 따른 주가상승이라기 보다는 세계적인 금융완화에 따른 잉여 자금이 주가 상승의 주된 원인이기에 '샴페인'를 터트리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 '주가 상승=아베노믹스의 성공' 등식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닛케이 지수의 구성 종목들 중 상당수가 수출 중심의 대기업들이어서 대규모 금융완화가 야기한 엔저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을 뿐 중소기업은 오히려 수입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방에까지 경기회복의 혜택이 파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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