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당, 방송사에 아베노믹스 보도 중립요구…압력 논란


일본 집권 자민당이 방송사의 뉴스 내용을 비판하며 중립적으로 보도하라고 요구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은 민영방송 TV아사히(朝日)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보도 스테이션'이 중의원 해산 직후인 작년 11월 24일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에 관해 다룬 프로그램을 비판하며 공정·중립적인 프로그램 제작을 요구하는 문서를 보냈다.

작년 11월 26일 후쿠이 데리(福井照) 자민당 보도국장 이름으로 전달된 요청서는 보도 스테이션에 관해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대기업이나 부유층에게만 미치고 그 이외의 국민에게는 미치지 않은 것처럼 특정 부유층의 생활방식을 강조해 소개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또 "의견이 대립하는 문제는 가능한 한 많은 각도에서 논점을 밝혀야 한다는 방송법 제4조 4호의 규정에 비춰 볼 때 특수한 사례를 쓸데없이 강조한 편집 및 해설은 충분하게 의미를 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며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임할 수 있도록 특별한 배려를 하라"고 요구했다.

자민당은 요청서를 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의 그간 행보를 고려하면 요청서 전달이 언론의 자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자민당은 작년 11월 20일 중의원 해산 직전에도 도쿄에 있는 주요 방송사에 공평하고 중립적인 보도를 요구하는 요청서를 보내 언론에 은근한 부담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베 정권은 2013년 12월 국가안보에 관한 정보를 기밀로 지정하고 누설 시 엄벌하는 특정비밀보호법을 제정해 언론의 자유와 알 권리를 제약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NHK 회장 결정권을 지닌 NHK 경영위원회 위원에 하세가와 미치코(長谷川三千子) 사이타마대 명예교수 등 보수·우익 성향 인사를 대거 임명해 언론을 장악하려고 한다는 우려를 샀다.

실제로 모미이 가쓰토(인<米+刃>井勝人) NHK 회장은 취임 직후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발언했고 나중에 정치 소재 만담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출해 아베 정권이 NHK에 재갈을 물렸다는 해석을 낳았다.

TV아사히의 최대 주주가 아사히신문이고 두 매체가 집단자위권 행사 구상을 비롯한 아베 정권의 안보 정책 등에 관해 비판적인 보도·논평을 자주 했기 때문에 미운털이 박혔을 것으로도 추정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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