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등 뒤 총격'에 전문가들 "엄연한 불법"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발생한 백인 경찰관의 비무장 흑인 총격 살해 사건을 계기로 과연 등을 돌리고 도망치는 용의자를 총으로 쏴도 되는지 법적 정당성 논란이 뜨겁습니다.

정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데 법률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경관이 도주하는 용의자를 쏠 수 있는 조건은 '용의자가 흉악범죄를 저질렀거나 저지르려 한다고 판단될 때', '용의자가 무기로 경관을 협박할 때', '용의자가 경관이나 일반 시민을 사망 또는 부상케 할 것으로 판단될 때' 등으로 한정됩니다.

법무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워싱턴대 로스쿨의 스티븐 잘츠부르크 교수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용의자가 누군가의 생명이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관은 "왜 도망치는 사람을 뒤쫓지 않고 서서 총을 쐈는지 궁금하다"며 해당 백인 경관의 행동을 비판했습니다.

사우스텍사스 법대의 케네스 윌리엄스 교수도 등 뒤에서 총을 쏘는 행위는 용의자가 흉악 범죄자일 경우에 한정돼야 한다면서 "만약 가게에서 물건을 훔친 뒤 도망쳤다고 가정해보자. 그런 경우라면 뒤에서 총을 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노스찰스턴에서 교통 단속을 하던 백인 경관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33)가 도망치던 비무장 흑인 월터 라머 스콧(50)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장면을 담은 시민 제보 영상이 공개되면서 미국 내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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