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자필유서에 검찰수사 억울함·결백함 주장"

"어머니 묘소 옆에 묻어달라…장학재단 학생들에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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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외교 관련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남긴 자필 유서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억울함과 결백함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는 이날 오후 성 전 회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유서에 담긴 일부 내용에 대해 밝혔다.

박 전 상무는 "A4 용지 1장 분량의 유서에는 결백함을 주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검찰 수사의 부당함이나 강압성에 대한 내용은 없었고 최근의 상황과 검찰 수사가 억울하다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39세 때 장학재단을 설립해 300억 이상의 장학금을 지급했는데 언론에서 예산을 유용한 것처럼 나와 가슴이 아프다는 내용과 장학재단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박 전 상무는 유서가 가족들에 대한 당부가 대부분이었으며 장학재단을 계속 이어가 달라는 말과 장례를 검소하게 치러달라, 서산 어머니 묘소 옆에 묻어달라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유가족들은 유서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 가족과 관계자 2명 정도만 읽은 상태이며, 경찰에게도 유서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유가족들은 검찰 수사에 대해 항의할 뜻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의 아들은 이날 오전 8시 12분께 청담파출소를 찾아 '아버지가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사라져 자살이 의심된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박 전 상무에 따르면 유서는 수행비서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성 전 회장의 침실 책상에서 발견했다. 당시 집 안에는 둘째 아들 내외도 함께 있었다.

사망 전날에는 평소처럼 담담한 모습으로 오후 10∼11시께 귀가했다.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6시 30분에서 오전 7시 사이 비서실장과 비서실 관계자에게 전화를 한번씩 걸었고, 전화를 받지 못한 두 사람이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박 전 상무는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에게 임의제출 방식으로 유서를 받아볼 수 있겠지만 유족이 거부하면 현실적으로 이를 확보할 방법은 없다"라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빈소는 서산의료원에 차려지며 시신은 10일 오전 7시께 옮겨진다. 발인은 오는 13일이며 서산장학재단장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모친 묘가 있는 서산시 응암면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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