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 국가들 "그렉시트 충격 견딜 수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가 현실화하더라도 다른 남유럽 국가들은 그 충격을 버텨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이탈리아의 정책 당국자들과 분석가들이 그렉시트가 일종의 '경고성 충격'을 가할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렉시트 초기에는 경제 불안과 사회적 격변이 예상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른 국가들의 유로존 탈퇴나 유럽 통합 저해로 이어지는 '전염'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교분야 싱크탱크인 유럽외교관계이사회(ECFR)의 호세 이냐시오 토레블랑카 마드리드 본부장은 그렉시트가 스페인의 신생 급진 좌파정당 포데모스 등 그리스의 영향을 받은 반(反)유럽연합(EU) 정치 운동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렉시트가) 포데모스를 무너뜨리지는 않겠지만 올해 말 총선에서 주요 세력으로 부상하려는 계획에는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포데모스가 일종의 이념적 형제인 그리스 시리자 정부와 거리를 두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012년 금융위기를 겪던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해 '최종 대출자' 역할을 한 것이나 최근 대규모 양적완화에 나선 것도 남유럽 정부들이 그렉시트의 여파를 견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가 됐다고 FT는 설명했다.

루이 마셰트 포르투갈 외무장관은 이와 관련해 최근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걱정스럽기는 하지만 포르투갈에 비극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도 그리스가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유로존에서 나가야 한다는 '친화적인 이탈'을 주장하는 인사 중 하나다.

데스탱 전 대통령은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와 인터뷰에서 그렉시트에 대해 "유럽의 실패로 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그리스는 EU에 여전히 (회원국으로서의) 입지가 있으며 유로존에서 나가더라도 영국이나 스웨덴, 체코와 같은 국가와 같은 범주에 들어갈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한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 당국자들이 당장 경제적 위기가 닥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면서 "EU는 2011∼2012년 때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이탈리아 당국자의 말을 소개했다.

다만 이러한 자신감은 2008년 경제위기와 같은 악재가 닥치거나 ECB가 현재의 예외적인 지원조치를 수년 안에 철회하고 나서도 유로존이 현재의 견고함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남긴다고 FT는 지적했다.

또한 그리스가 그렉시트를 통해 5∼10년의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제 회복을 달성할 경우 유로화 사용에 반대하는 포퓰리스트 정당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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