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해 멕시코 해안에 좌초한 화물선 '무두봉 호'를 미국 정부의 압력으로 멕시코가 강제로 억류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주장했습니다.
북한 유엔대표부 안명훈 차석대사는 북한대표부에서 일부 서방언론만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멕시코 당국은 상업적 목적의 화물선인 무두봉 호를 즉각 풀어주라고 요구했다고 AP통신이 전했습니다.
특히 안 차석대사는 "멕시코 당국이 강제로 선박을 억류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 정부가 무두봉 호를 풀어주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 멕시코간 문제에 개입할 권리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리카르도 알데이 멕시코 유엔대표부 대변인은 "멕시코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국제적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강제 억류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무두봉 호에 있던 북한 국적 선원 33명은 호텔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이들의 송환을 위해 북한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유엔 산하 북한제재위원회는 최근 무두봉 호가 불법 무기거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대상에 오른 북한 '원양해운관리회사'(OMM)가 소유한 선박이라고 멕시코 정부에 통보했습니다.
그러나 안 차석대사는 무두봉 호가 유엔 제재 대상 품목을 전혀 싣지 않았으며, OMM과도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무두봉 호는 지난해 7월14일 멕시코 남동부 베라크루스의 툭스판항과 13㎞ 떨어진 해역에서 항로를 이탈해 좌초했습니다.
당시 멕시코 정부는 배가 좌초하는 과정에서 인근 해역의 산호초를 파괴했다며 손해배상과 예인비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멕시코 주재 북한대사관 측은 예인비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무두봉호가 OMM의 자산인 것으로 드러난 뒤 멕시코 정부가 계속 억류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