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판매 수장 교체…"글로벌 판매 고삐"


현대차그룹이 8일 해외 판매 수장들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최근 신흥시장 환율 약세로 해당 국가들의 판매가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의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에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해외영업본부장직을 맡은 장원신 부사장은 현대차 내에서 '해외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58년생인 장 부사장은 현대차에서 수출지원실장, 스페인법인장, 터키공장 법인장, 해외판매사업부장 등을 지내는 등 오랫동안 해외영업을 담당해 왔다. 특히 2013년 터키공장 법인장을 역임할 당시 기존 연산 10만대 공장을 20만대로 증설하고, 유럽 전략형 차종들을 성공적으로 출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역 간 교차 발령도 눈에 띈다.

현대차의 경우 미주실장 김형정 상무를 유럽법인장으로, 기아차는 유럽실장인 손장원 전무를 미국 판매법인장으로 보직 발령했다. 이는 해외영업 조직의 진열을 재배치해 조직의 긴장감을 불어넣어 판매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820만대로 잡았다. 이런 목표 달성 여부는 전체에서 86%(703만대)를 차지하는 해외판매의 성과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 경쟁력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판단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 첫 출장지로 미국을 선택해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법인의 판매 전략을 점검한 것도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은 올해 신흥시장의 부진 속에 중국과 함께 글로벌 업체간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은 작년 1분기보다 5.6% 증가한 총 395만여대가 판매됐다.

엔저 효과를 등에 업은 도요타가 10.5% 증가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6.9% 성장하며 시장 평균 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일본 업체들의 인센티브 정책 강화, 미국 빅3의 신차 출시를 통한 상품 라인업 강화 등 앞으로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편이다.

유럽에서도 1∼2월 전체 시장이 6.6% 증가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4.5% 성장에 데 그치는 등 이렇다 할 반전 카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여건 속에서 해외영업본부장을 비롯해 주요 해외 판매 수장을 교체한 것은 글로벌 판매의 고삐를 죔으로써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아울러 기아차 신현종 조지아공장장을 법인장으로 한 단계 높은 책임을 부여한 것은 원활한 공급을 통해 늘어나는 미국 수요에 적기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신 법인장(부사장)은 인도공장 구매담당을 비롯해 통합구매사업부장을 거쳐 2012년부터 조지아공장장을 역임해 왔다.

조지아공장장을 맡으면서 생산효율화를 통해 해마다 조지아공장 생산능력보다 초과 생산함으로써 미국 시장 공급 부족에 적절히 대응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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