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례적으로 '찬사'를 보낸 가운데 정작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당의 방침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 원내대표가 세금·복지 문제와 관련해 '중(中) 부담-중 복지'를 목표로 내세우며 조세 형평성 확립, 소득·자산 비율에 따른 담세 가중 필요성 등을 주장하자 신중론을 펼치며 차별화하고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4·29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관악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부담-중복지' 관련 주장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여야가 국회에서 같이 고민하자는 문제 제기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저복지-저부담이냐, 중복지-중부담이냐 하는 건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중복지로 가려면 중부담으로 가야 하고 그러려면 증세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이런 지적이 '당내 이견'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 듯 "그렇게 해서라도 중복지로 가는 게 옳으냐를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모여 여야 간 합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발언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같이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권은희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공무원연금개혁의 가치, 가계부채 문제 등 정책 마련에 있어 인기영합주의를 경계하고 국민을 위해 장기적인 시야에서 정책을 수립해야 함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권 대변인은 "평소 행동에 걸맞게 야당을 협상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끌어안으려는 태도가 돋보였다"면서 "새누리당은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고통받는 국민을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할 것이니 야당도 합의의 정치에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