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 작곡가 별세…"통일 노래 지휘하는 걸 정말 좋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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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때마다 늘 통일이 돼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동요 '우리의 소원'의 작곡가 안병원 씨의 별세 소식에 그가 말년을 보낸 캐나다 토론토의 한인사회는 온통 애도와 추모의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안 씨는 지난 1974년 토론토로 이주해 40여년 동안 지역 사회에서 불우이웃 돕기와 음악활동에 매진하면서도 통일에 대한 열망만큼은 언제나 간직하고 있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습니다.

안 씨가 20여년 동안 주도한 불우이웃돕기 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교민 추현구 씨는 "통일이나 북한에 대한 생각을 항상 가슴 속에 담고 있었다"며 "모임이나 행사가 있을 때마다 통일에 관한 노래를 본인이 직접 지휘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습니다.

주로 소년·소녀 가장을 지원하던 안 씨는 지난 2001년 방북해 북한의 생활상을 목격한 뒤 캐나다로 돌아와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모금활동도 기획했으나 여러가지 현실의 벽에 부딪혀 뜻을 접어야 했습니다.

지난 2003년에는 서울에서 직접 그린 유화 작품 70여 점으로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그림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고령임에도 교민사회 유력 인사들과 함께 '단비 합창단'을 조직해 자신이 작곡한 곡을 위주로 동요 부르기를 장려하는 등 본업에도 충실했다고 토론토의 지인들은 기억했습니다.

1926년 태어나 서울대 음대 성악과를 졸업한 안씨는 1945년 작곡가 권길상 씨와 '봉선화동요회'를 창설해 동요 보급에 힘썼고, '우리의 소원' 외에도 '구슬비'와 '학교 앞 문구점' 등 100여 곡의 동요를 작곡했습니다.

그는 2∼3년 전 건강 문제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지난해 말부터 갑작스러운 병세 악화로 고생하다 지난 5일(현지시간) 뇌졸중으로 숨을 거뒀습니다.

추 씨는 "음악을 좋아하니까 우리들을 모아서 동요도 부르고 음악 이야기도 하면서 친분을 다졌다"면서 "현지 한인사회로서는 너무나 큰 분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애도하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교민 최종수 씨도 "두어달 전에 위독했다가 회복하는 듯했는데 결국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워한 뒤 "아주 존경받았던 분"이라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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