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게임 '레인보우 식스' 본뜬 대테러조직 발족시킨다


일인칭슈팅(FPS) 게임 고전인 '레인보우 식스'(Rainbow Six)와 흡사한 대테러조직이 미국에서 발족될 것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가 밀리터리 스릴러 거장인 작가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통합 대테러조직 발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발생한 미국인 인질사태와 관련해 우유부단한 정책과 대응으로 거센 비난에 시달려온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가칭 '융합조'(fusion cell)라는 명칭에 걸맞게 참여부서도 다양합니다.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한 정보기관, 국방부, 국무부, 연방수사국(FBI) 등 법무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합니다.

이 별동대의 주임무는 해외에서 테러조직 등에 인질 상태에 놓인 미국인 구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라는 게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의 설명입니다.

발족 검토 사실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한 테러단체에 억류돼 피살된 여성 자원봉사자 케일라 진 뮬러와 언론인 제임스 폴리 등 미국인 인질 유가족들에 전달된 서한에서 언급됐습니다.

피살자 유가족들이 미온적이고 일관성이 없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응책을 맹렬히 비난하고 덩달아 국내 여론도 이에 동조하는 쪽으로 기울자 위기감을 느낀 오바마는 지난해 12월 인질사태 대응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에 나서게 됐습니다.

이변이 없으면 구체화할 가능성이 큰 이 신규 조직은 "인질 상황에 대해 전폭적인 정부 대응책"을 관장하며, 관련 부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고 서한은 밝혔습니다.

서한에서는 또 이 조직이 국가안보국(NSC) 간부가 주재하는 고위급 정책그룹으로 인질정책과 '융합조'가 제안한 구출 전략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정책그룹에서 논의된 내용은 곧장 관련 부처와 대통령에게 보고돼 대통령이"인질 사태와 정책과 관련해 지속적이고, 고위 차원의 정부 간 관심을 보장하도록 한다"고 서한은 덧붙였습니다.

미 행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인질사태 발생 시 불거진 통합성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뒤늦게나마 해결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서한은 인질 가족들이 가장 관심을 둔 석방용 몸값 지급 금지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테러단체에 인질 석방을 위해 몸값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유가족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인 사이에서도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다른 국가들은 인질 석방을 위해 버젓이 몸값을 지급하는 현실을 비추어볼 때 미국의 조치는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는 몸값을 내면 인진범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셈인 데다 미국인을 노린 인질사태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몸값 지급 금지 정책을 바꿀 수 없다는 뜻을 되풀이했습니다.

남편이나 자식이 인질로 억류돼 하루하루를 고통에 시달리는 가족들과의 소통 확대를 위한 조치 마련도 언급됐습니다.

수시로 인질 가족들과 접촉해 관련 정보를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별도의 태스크포스 발족을 검토한다는 얘기입니다.

인질 가족들은 그동안 인질 사태 발생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사태 이후에도 사실상 아무런 소식이나 정보를 받지 못해 고통이 배가됐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신규 조직이 가동하면 미국의 대테러정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환해 '강력 응징'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댓글
댓글 표시하기
이 시각 인기기사
기사 표시하기
많이 본 뉴스
기사 표시하기
SBS NEWS 모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