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6천만 원 시주금 진실 공방…직지사-공사업체 마찰


"제 코가 석자인데 절에 시주할 여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시주금 영수증이 남아 있는 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요."

국내에서 손꼽히는 큰 절인 경북 김천 직지사가 공사대금 지급 여부를 놓고 공사업체와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직지사는 2012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24억2천만 원을 들여 사찰 안에 일종의 도서관인 장경각 건립공사를 벌였습니다.

주성 고건축건설은 공사비 4억3천만 원을 받고 전체 장경각 공사 가운데 목조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주성은 "공사 과정에서 직지사가 전체 공사에 필요한 자기부담금 2억2천만 원 가운데 대부분인 2억1천500만 원을 대신 내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사를 마치면 정산해주겠다는 조건이었다고 합니다.

이 회사 정상관 대표는 "직지사측에 차용증을 써달라고 요청했으나 사찰에는 그런 제도가 없다고 해 시주금 영수증을 대신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성측은 그뒤 설계변경으로 1억5천만 원어치 추가공사를 했으나 마찬가지로 시주금 영수증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는 공사가 끝난 뒤 지금까지 직지사가 공사비 3억6천5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직지사측은 원청 업체 2곳에 공사 대금을 모두 지급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직지사 종무실 한 관계자는 "주성은 원청 업체 1곳에서 하청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주금 영수증과 관련해서도 "주성에서 시주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자발적인 시주금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정상관 주성 대표는 "우리 회사 경영이 어려운데 시주금으로 수억원을 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관련 내용을 검찰에 고소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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