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과 ‘웃찾사’가 풍자와 해학을 다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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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공개코미디가 3주째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다. 일요일 밤으로 시간대를 옮긴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은 40분 가량 KBS ‘개그콘서트’와 방송 시간대가 겹친다. 앞서 뿌리 내린 ‘개그콘서트’에겐 긴장감을, ‘웃찾사’에게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건강한 경쟁이 되길 바라는 게 시청자들의 바람이다.

각사의 공채 개그맨들이 주축이 되는 ‘웃찾사’와 ‘개콘’은 전혀 다르다. 그중 한가지가 풍자와 해학에 대한 접근이다. ‘웃찾사’가 직구에 가깝다면, ‘개콘’은 변화구에 가깝다. 방어율은 누가 높을까. 단순한 시청률 수치로 따지긴 어렵다. 누가 더 날카롭게 말의 칼끝을 세우고 통렬한 풍자를 개그에 녹였는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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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찾사’는 계속해서 앞으로 쭉 뻗는 풍자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5월 첫 선을 보인 이후 ‘웃찾사’의 대표코너가 된 ‘LTE 뉴스’는 강성범, 김일희 등 뉴스 진행자가 출연한다. 새로운 포맷은 아니지만 이른바 ‘돌직구 화법’이 당차다. 지난 5일 방송된 ‘LTE 뉴스’에서 강성범은 “모든 게 마이너스라는데 담뱃값은 80퍼센트 올랐고, 원유값은 내렸는데 대중교통비는 내리지 않았다. 계속 오르는 건 전월세, 물가, 가계부채”라고 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등록금 문제, 정치, 경제 이슈까지 꽤 세부적으로 언급한다.

지난 9월부터 계속해서 방송되고 있는 ‘뿌리 없는 나무’ 역시 사극을 소재로 한다. 포맷으로만 보면 미끌이(이상훈 분)가 출연하는 ‘개콘’의 ‘왕입니다요’와 상당히 흡사하다. 하지만 ‘뿌리 없는 나무’는 세태 풍자가 날카롭다. 어눌한 말투를 쓰는 세종(남호연 분)은 “대학 등록금이 왜이렇게 비싸냐.”고 중전을 호되게 다그치다가 “정문도 고치고 땅을 샀다.”는 말에 “효녀 심청이가 아빠 빚보증 세우는 소리 하고 있다.”며 질책해 큰 공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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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나 해학보다는 웃음 그 자체에만 집중했던 ‘개콘’도 지난주부터 ‘민상토론’이란 새 코너로 풍자개그를 선보이고 있다. ‘웃찾사’와 다른 점은, 강력한주장이나 날카로운 일침을 놓기 보단, 이를 언급하지 못하고 쩔쩔 매는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 이날 ‘민상토론’에서는 무상급식 논란 속에서 첨예하게 대립했던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의 실명이 차례로 언급됐고 이명박 전대통령의 2,800억 기업특혜 논란 등 정치적 이슈를 차례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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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민상이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여기서 끝내라는 건가.”라고 손사래를 친다. 말하고 싶어도 할 수 없거나, 아니면 할 말이 없는 주제라는 표현이다. ‘개콘’의 유일무이한 정치풍자 개그에서 자세한 내용을 생략하는 방식으로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얘깃거리를 던져주는 식이다.

어떤 프로그램이 더 신선한 풍자인가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하지만 두 공개코미디의 이례적인 맞대결은 빛나는 아이디어와 재치로 무대를 꾸며야 하는 개그맨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그맨들의 신선한 경쟁과 웃음에 대한 고민이 두고두고 회자될 건강한 풍자개그로 탄생하길 기대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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