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 6자회담 자극제 될수도…북한, 진정성 보여야"

힐 전 미 차관보 "북한, 이란핵협상 당사국들의 진정성 주목해야"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미국 주도의 이란 핵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후속협상이 잘 진행돼 최종 타결되면 이는 6자회담이 다시 굴러가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직은 북한 김정은 정권으로부터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어떤 징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였던 힐 전 차관보(덴버대 조세프 코벨 국제대학 학장)는 이날 워싱턴DC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전초기지(OUTPOST) : 미국 외교 최전방의 삶'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다른 많은 이슈에 손이 묶여 있고 또 이들 이슈 중 일부는 북핵보다 더 전망이 밝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북한이 2005년 '9·19 공동성명'으로 돌아갈 진정성을 보인다면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언제든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우리와 대화를 원한다고 하지만, 과거 합의했던 것(9·19 공동성명)에서 대화를 시작하려고 하지 않는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것인데 우리가 절대 그렇게는 해서는 안 되고 과거 합의했던 것을 바탕으로 대화해야 한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어 "이란 핵 합의는 전체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후속협상이 잘 진행돼 6월에 최종 합의가 도출된다고 가정할 경우 내가 북한이라면 이란 핵 협상을 잘 들여다보겠다. 핵협상 당사국인 'P5'(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국가들이 보인 진정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 핵 합의에는 많은 (핵활동) 검증조치가 포함돼 있다"면서 "내가 진지한 북한 사람이라면 이 협상을 보면서 '왜 우리는 이렇게 할 수 없나'라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란 핵협상이 북한이 다시 (대화를) 생각하게 하는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힐 전 차관보는 이란 핵 합의가 결국 북한의 전철을 되풀이해 실패로 끝나고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편, 힐 전 차관보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 "이런 토론이 이어지는 것을 지지하고 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가까운 두 동맹인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맞서)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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