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비리' 성완종 영장…9천500억 분식회계


자원외교 관련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오늘(6일)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2006년∼2013년 5월 회사 재무상태를 속여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지원되는 정부융자금과 금융권 대출 800억여 원을 받아내고 관계사들과의 거래대금 조작 등을 통해 250억 원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를 받고 있습니다.

경남기업은 러시아 캄차카 석유탐사 사업과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사업 비용 명목으로 석유공사로부터 성공불융자금 330억 원, 광물자원공사에서 일반융자금 130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정부지원금뿐만 아니라 수출입은행 등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도 분식회계 등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고 800억 원대 사기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융자금 일부와 회삿돈을 빼돌려 200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성 전 회장은 부인 동모(61)씨가 실소유주인 건물운영·관리업체 체스넛과 건축자재 납품사 코어베이스 등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거래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2008∼2013년 정부 융자에 필요한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재무상태가 좋은 것처럼 9천500억 원대 분식회계를 벌인 사실을 파악하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영장에 적시했습니다.

검찰은 자금담당 부사장 한 모(50)씨와 동 씨를 차례로 소환해 경남기업의 각종 비리에 대한 진술을 확보한 뒤 지난 3일 성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습니다.

성 전 회장은 "회사 경영을 전문경영인이 도맡아 했기 때문에 재무사정 등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경남기업과 계열사들이 사실상 가족회사로 운영되는 점 등으로 미뤄 성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게 되면 각종 로비 의혹을 본격 수사할 방침입니다.

경남기업은 2006년 10월 암바토비 니켈광산 사업에 지분투자를 했다가 2010년 지분을 광물자원공사에 계약조건보다 비싸게 넘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광물자원공사는 116억 원의 손해를 봤습니다.

광물자원공사는 경남기업이 자금사정 악화로 내지 못한 투자비 171억 원을 대납해주고 납부시한을 연장해주기도 했습니다.

성 전 회장은 19대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경남기업의 워크아웃 문제와 관련해 금융권이나 금융감독 당국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검찰은 금융감독원 측이 채권단에 경남기업의 편의를 봐달라며 외압을 행사한 정황 등이 들어 있는 감사자료를 감사원으로부터 넘겨받아 검토 중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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