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추념식 식전행사 합창곡 변경 반발 잇따라


지난 3일 열린 제67주년 4·3희생자 추념식 식전행사의 합창곡이 행사를 며칠 앞두고 바뀐 것을 두고 반발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주4·3연구소는 성명을 내고 "추념식 본행사도 아닌 식전행사에서 불려질 노래에까지 행정자치부의 압력이 가해졌다는 것을 보며 분노한다"며 "4·3실무위원회가 결정하고 제주도가 최종보고한 사항을 뒤집은 행자부는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구소는 "애초 계획됐던 노래인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 동백꽃의 노래는 4·3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곡이며, 많은 이들이 4·3때 이 노래를 부른다"며 "이 노래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행자부의 주장은 무지의 소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도 성명을 내 "식전행사에서마저 4·3 진상규명 운동의 역사성을 간직한 노래를 배제한 것은 고질적인 관료주의와 국가주의의 민낯을 드러낸 것이며 지역민의 아픈 역사를 담는 제삿날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또 다른 형태의 국가폭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4·3 진상규명은 오랜 세월 도민과 유족의 투쟁 속에서 얻어낸 성과이지 행정자치부와 제주도가 나서서 얻어낸 기념품이 아니"라며 "4·3의 진정성과 역사성을 훼손한 국가권력의 무책임한 개입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어제(5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당이 논평을 내어 "행자부가 4·3추념식 식전행사에 불려질 노래를 바꿀 것을 사실상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과거 청산의 대의를 거스르는 통제작 발상이자 권위주의적 행태"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올해 4·3희생자추념식 식전행사에서는 애초 '잠들지 않는 남도'와 '애기 동백꽃의 노래'가 불릴 예정이었으나 행사를 며칠 앞두고 가곡 '비목'과 '그리운 마음' 등으로 합창곡이 변경됐습니다.

이에 대해 추념식을 주최한 행자부 측은 "전국의 많은 사람이 찾는 행사인 만큼 대중에 알려진 가곡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와 제주도와 협의 끝에 결정한 것"이라며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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