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부시家 대결 "왕좌의 게임 보는 듯"


미국 건국 200여년사에서 보지 못한 왕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중 한 사람이 대권을 잡을 가능성이 커진 것을 두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대선 절차는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 시절보다 훨씬 민주화됐지만 공화제의 색채는 옅어지고 있다고 우려할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왕좌의 게임'과 닮은 미국의 대선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두 사람 중 누가 대통령이 돼도 연임에 성공한다면, 부시 성이나 클린턴 성을 가진 사람이 28년간이나 백악관을 차지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두 가문은 지금까지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1989년-1993),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1993-2001), '아들 부시'로 불리는 조지 워커 부시(2001-2009)를 백악관 주인으로 배출했다.

신문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군복을 벗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 2차례의 임기를 마친 후엔 3선 출마를 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의 공화정을 확립한 역사를 상기시키고, 부시-클린턴 가문의 경쟁이 아들 손자대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미국의 대통령 역사에서 제2대 대통령인 존 애덤스의 후손 존 퀸시가 6대 대통령이 됐지만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제임스 메디슨 등 다른 건국 세대 대통령들의 후손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은 없고, 제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이 6촌간이긴 해도 생전에 몇 차례 만난 정도의 관계이고 대통령을 지낸 시기도 20년 이상 떨어져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미국은 그동안 때때로 변변치 않은 집안 출신의 대통령을 뽑음으로써 세계의 경탄을 사왔다"며 전설 그대로 통나무집에서 자란 미국 최고의 위대한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리처드 닉슨, 로널드 레이건, 버락 오바마 등을 예로 들었다.

빌 클린턴도 그러했다.

그러나 "불평등이 심화하는 시대인 오늘날 미국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능력으로 성공한 사람의 후손인 경향이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성공한 부모 덕분에 온갖 교육 기회를 누리게 됨으로써, 미국 사회가 '세습적 능력주의' 성격을 띠게 됐다는 것.

이런 미국 사회가 나태한 귀족주의보다는 훨씬 나은 게 사실이지만, "간과하기 쉬운 병리 현상이 있으니, 능력만으로 성공했다고 믿는 사람은 자신의 신념 과잉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력을 잃을 수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그리하여 2016년 대선이 실제로 클린턴-부시 대결이 된다면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고 신문은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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